"치열한 경쟁 속 C커머스까지"…토종 플랫폼 '수난' [격변의 이커머스]

구서윤 2024. 5. 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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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1분기 영업이익 61%나 감소…명품 플랫폼 적자에 중국 영향도 시사
SSG닷컴, 재무적 투자자와 갈등…협의 결과 따라 사업에 큰 영향 미칠 듯
롯데온, 저성과자 대상 권고사직 제안하기도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가 거센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도 각종 어려움을 겪고 있다. 쿠팡은 7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SSG닷컴은 재무적 투자자와 갈등을 빚고 있다. 롯데온은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진행한다.

서울 쿠팡 본사 건물 모습. [사진=뉴시스]

18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000만달러(약 53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했다. 쿠팡의 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2022년 3분기 사상 첫 분기 흑자 전환 이후 처음이다. 매출은 28% 늘어난 71억1400만달러(9조4천505억원)로 사상 처음으로 9조원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실적발표와 관련해 "새로운 중국 커머스 업체의 한국 시장 진출은 업계 진입 장벽이 낮다는 점과 소비자들이 클릭 한 번으로 다른 어떤 산업보다 빠르게 다른 쇼핑 옵션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밝혔다. 중국 이커머스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다. 파페치라는 명품 플랫폼의 손실규모가 적지 않았다는 부분도 실적 후진의 이유로 지적된다.

쿠팡은 더구나 정부의 전방위적 표적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받을 정도로 주목도가 높아진 상태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기업 집단 총수) 지정과 관련해 기존과 동일하게 김범석 의장이 제외됐는데 이를 두고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논란을 불렀다. 또, 최근 공정위는 쿠팡이 소비자가 알아채기 어려운 방식으로 멤버십 가격 인상 동의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이다. 국세청도 최근 쿠팡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SSG닷컴 본사. [사진=SSG닷컴]

SSG닷컴은 재무적 투자자와 풋옵션(미리 정해진 행사 가격에 주식 등을 팔 수 있는 권리) 관련 갈등을 빚고 있다. 협의에 이르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투자금 1조원 돌려주거나 강제 매각을 해야 하는 상황에도 처할 수 있다.

협의 주체는 SSG닷컴의 모회사인 신세계그룹이다. 신세계그룹은 2018년 10월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벤처캐피탈 BRV캐피탈로부터 1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신세계는 투자자들에게 풋옵션을 부여했다. 풋옵션은 총매출액(GMV) 5조1600억원 달성 혹은 2023년까지 복수의 IB로부터 상장 가능 의견을 받는 것이었다. 풋옵션 발동 기간은 올해 5월 1일부터 2027년 4월까지다.

우선 신세계는 두 조건 모두 충족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무적투자자(FI)는 GMV에서 상품권 매출이 중복으로 계산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컨대 한 소비자가 10만원짜리 SSG닷컴 상품권을 구매한 후 또다시 이 상품권으로 SSG닷컴에서 3만원어치를 구매할 경우 이를 중복으로 잡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반면 신세계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IPO의 경우 신세계는 SSG닷컴이 상장 주관사를 선정한 것 자체를 상장 가능 의견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체들도 상장하지 못할 것 같은 회사에 주관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SSG닷컴은 2021년 미래에셋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모건스탠리와 JP모간체이스를 공동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하지만 증시 부진 및 이커머스 업체들의 기업가치 저하로 상장을 연기했다.

하지만 사모펀드 쪽에서는 주관사 선정이 아닌 상장이 가능하다는 명문화된 의견서를 원하는 상황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룹과 투자자 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업체의 공세 등으로 이커머스 영역에서 이익을 내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보니 사모펀드 쪽에서 돈을 회수해야겠다는 목적으로 기존에 풋옵션 조항을 문제 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온은 최근 저성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사직을 제안했다. 차부장급뿐만 아니라 대리급 직원들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한 이커머스 업계에서 계속되는 롯데온의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롯데온은 소규모의 저성과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통상적인 절차라는 입장이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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