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일찍 온 불청객 ‘팅커벨’
“4월 기온 높아 조기 출현한 것” 사람 물지 않고 전염병 안 옮겨
날벌레 ‘동양하루살이’가 예년보다 이른 5월 초부터 서울 곳곳에 나타나 자치구(區)들에 비상이 걸렸다. 동양하루살이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피터팬에 등장하는 요정 ‘팅커벨’을 닮아 일명 팅커벨로도 불린다.
서울 강동구는 해충 방제 업체 세스코와 함께 광나루 어린이공원 등에 포충기 14대를 추가 설치해 동양하루살이 퇴치에 나선다고 17일 밝혔다. 한강 변 가로등에 하루살이 떼가 우글거린다는 주민 신고가 많이 접수됐기 때문이다. 포충기는 불빛을 밝혀 하루살이를 유인한 뒤 칼날로 박멸하는 장비다. 강동구는 현재 포충기 38대를 운영 중인데 오는 10월까지 52대로 늘릴 계획이다. 강동구 관계자는 “수자원 보호구역이라 살충제를 뿌릴 수 없어 포충기를 집중 설치하고 있다”고 했다.
구로구도 지난달 궁동저수지생태공원 등에 포충기 3대와 해충 기피제 분사기 2대를 새로 설치했다.
성동구는 호스로 물을 뿌리는 방법도 쓰고 있다. 성동구 관계자는 “동양하루살이는 몸에 비해 날개가 커 날개가 젖으면 날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져 죽는다”고 했다.
동양하루살이는 2급수 이상 깨끗한 물에만 사는 곤충이다. 주로 5~6월과 8~9월 한강 변에 많이 나타난다. 물속에서 유충으로 살다가 나와 성충으로는 하루 정도만 산다. 사람을 물거나 전염병을 옮기지 않아 해충은 아니다.
다만 불빛을 좋아하는 습성이 있다 보니 가로등이나 불이 밝은 상가, 야구장 조명탑 등에 떼로 몰려 민원이 자주 접수된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올해는 4월 기온이 높아 하루살이가 작년보다 일주일 정도 빨리 발견되고 있다”며 “과거 한강 중·상류에 많았던 하루살이가 서울시 내에도 많이 나타나는 것은 그만큼 한강의 수질이 좋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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