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 갇혀있던 여성들이 예술가가 되기까지

백수진 기자 2024. 5. 18. 0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등한 우리

매기 도허티 지음 | 이주혜 옮김 | 위즈덤하우스 | 440쪽 | 1만9800원

1960년 미국, ‘하버드의 자매 학교’라 했던 래드클리프 대학은 “지적으로 추방당한” 경력 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장학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학자나 예술가의 꿈을 접고 집안일에 치여 살던 전국 곳곳의 여성 200명이 지원서를 보냈다. 1기 장학생으로 선발된 24명은 장학금과 개인 작업실을 받았다.

부유했지만 산후 우울증 및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던 앤 섹스턴, 중산층 여성으로 빨래를 널거나 설거지하면서 시구를 떠올렸던 맥신 쿠민 등 1~2기 장학생 예술가 다섯 명의 이야기가 소설처럼 펼쳐진다. 계층도 성격도 달랐던 섹스턴과 쿠민은 래드클리프에서 만나 둘도 없는 친구이자 동료가 된다. 남편 눈치를 보면서도 수시로 집을 오가며 작품을 봐주고, 공동 육아 시스템을 만들며 협업과 연대로 시를 완성해 간다. 역사학자인 저자는 오랫동안 묻혀 있던 자료를 발굴해 고립됐던 여성들을 연결하고, 치열한 예술가로 키워낸 래드클리프의 놀라운 실험을 조명한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