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9년 겨울 한강 빙판의 추억 들고… ‘이승만 기념관 기부’ 이화여고 동창들

양지혜 기자 2024. 5. 18.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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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동창회’ 1000만원 전달 “당시 빙상 국가대표 격려하던 李 전 대통령의 모습 생생”
이화여고 59 동창회가 17일 이승만재단 사무국을 방문해 1000만원을 기부했다./이승만기념재단

이화여고 동문들이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 사업을 위한 범국민 모금 운동에 참여했다. 1959년에 졸업한 ‘이화여고 59 동창회’의 전·현직 회장인 김봉희(83)·김애순(83)씨와 김경회(83)씨는 17일 서울 중구 (재)이승만대통령 기념재단(이사장 김황식) 사무국에 방문해 동문들과 함께 모은 기부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이날 김경회씨는 “이승만 전 대통령과의 특별한 추억도 나누고 싶다”며 흑백사진 한 장을 소개했다. 1959년 겨울 꽁꽁 얼어붙은 서울 한강에서 이 전 대통령 부부가 훈련 중인 빙상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하며 찍은 기념사진으로, 현재 대한체육회에 기증돼 있다. 당시 이화여고 3학년으로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였던 김씨는 이듬해 열릴 1960 미국 스쿼밸리 동계올림픽 준비에 한창이었다.

김씨는 “이 전 대통령이 1947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서윤복 선수가 우승했던 것을 두고 ‘뛰어난 운동 선수 한 명이 외교관 수백 명의 몫을 해낸다’면서 선수들과 따뜻한 악수를 나눴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이렇다 할 방한복도 없던 시절인데 이 대통령 부부가 한강의 빙판에 여러 차례 와서 칼바람을 맞으며 선수들 훈련과 경기 장면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김씨는 한국 여성 선수 최초로 동계올림픽 빙상 종목에 출전했다. 실내 빙상장이 없던 때라 혹한으로 한강이 얼 때에만 야외 훈련을 했고, 올림픽에 가서야 생애 처음으로 불순물이 전혀 없는 실내용 빙질을 경험했다. 결국 스쿼밸리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최종 성적은 출전 선수 23명 중에 21위. 이 경험은 태극기를 품고 국제 사회에서 활약하는 꿈을 갖게 했고, 그는 미국 유학 후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전공해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23년간 근무했다. 김씨는 “이번 범국민 모금 운동에 많은 분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재단 측은 17일 현재 7만4600여 명이 참여해 기부금 약 122억7600만원이 조성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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