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같은 사진들…한남동에 찾아온 거장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집채 만한 파도에 올라타고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서퍼를 리처드 미즈락(75)은 인위적 개입 없이 다큐멘터리처럼 촬영했다.
미즈락은 1970년대부터 자연과 인간이 만든 공간을 광활한 규모로 포착하는 작업으로 이름을 떨쳐온 거장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풍경 사진 거장 대표작 한자리
리만 머핀 알렉스 프레거 전시
영화적으로 연출된 사진 돋보여
한남동의 대표적인 해외화랑 두 곳이 나란히 사진 거장의 전시를 연다. 페이스갤러리는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리처드 미즈락의 개인전을 6월 15일까지 연다. 리만 머핀도 알렉스 프레거의 개인전 ‘웨스턴 메카닉스’를 6월 22일까지 개최한다.
미즈락은 1970년대부터 자연과 인간이 만든 공간을 광활한 규모로 포착하는 작업으로 이름을 떨쳐온 거장이다. 현재의 사회, 정치, 환경문제에 주목하는 동시에, 사진의 역사를 연구해 왔다. 미국 서부 사막에서의 화재, 핵실험, 동물시체 매립지 등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MoMA),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등에 소장됐다. 이번 전시에는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작업 15점을 소개한다. 대표적인 사진 연작 ‘ʻIcarus Suite’, ‘Shorebreak’ 등이 포함됐다. 작가는 바다 위의 인물, 대자연의 장엄함 등 ‘완벽한 순간’을 끈질긴 인내심으로 포착해냈다.
신작에선 변화가 엿보인다. 작가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제작한 신작 ‘Elephant Parable’은 이번 서울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이 작품은 시각장애인과 코끼리 우화에서 영감을 받아 하와이의 대나무숲에서 촬영한 1점의 이미지에서 출발했다. 특별하지 않은 숲의 모습은 색상이 반전되거나, 일부를 확대하는 방식 등으로 다채롭게 변주된다. 인간 개개인이 세상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관점과 이해를 돌아본 작품이다.
우리 시대의 새로운 풍경의 정의를 발견하고 있는 작가는 10일 국내 관객과 만나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같은 이전 세대는 인류의 흔적이 없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찍었다. 저의 세대는 인류의 시각에서 풍경을 봤다. 저의 대형 사진은 단지 순간의 기록이 아니라 피카소의 ‘게르니카’, 제리코의 ‘메두사의 뗏목’처럼 깊은 사유를 하게하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페이스갤러리 1층 오설록에 특별히 걸린 그의 대표작 ʻOn the Beach’는 바다 위에 떠 있는 인물을 찍은 9점의 연작이다. 하와이의 한 호텔에서 20년간 동일한 시점을 담아냈다. 그는 “9·11 테러 당시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사람들을 보고 나서, 바다 위에 떠 있는 평온한 사람을 보았을 때 이 세계에서 인간의 존재란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탄생했다”라고 설명했다.
문화적·역사적 상징으로 가득한 그의 신작들은 한 눈에도 고전 회화를 연상시킨다. 장편 영화 ‘드림퀼’ 제작을 하며 병행 기획된 이 전시는 기술의 발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사진을 통해 표현해냈다. ‘웨스턴 메카닉스’ 연작은 특별히 인물과 풍경이 모두 연극적·영화적으로 완벽하게 연출된 이미지다. 여러 인체가 얽혀서 역동적인 구도를 만들고 있으며, 기절하거나 고함을 지르고 키스를 나누는 인물들이 혼란스러우면서도 치밀하게 프레임을 채운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초현실적인 사진 작업들은 언캐니(Uncanny·낯설고 두려운 감정)한 감흥을 선사한다.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되돌아보는 작업인 ‘할리우드’는 영화 세트처럼 꾸며진 장소에서 나란히 촬영한 3점의 작품이며, ‘캘리포니아’는 마치 영화 ‘바비’ 속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카우보이 모자, 성조기, 비키니 여성 등 미국의 상징적인 이미지가 풍성하게 등장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이 영양제 버려야하나”...심장에 좋다던 오메가3, 심장병 위험 높였다 - 매일경제
- ‘밤의 문교부 장관·전설의 별밤지기’ 이문세, 13년만 라디오 DJ 복귀 - 매일경제
- “아내랑 꽃 구분 안 돼” 사랑꾼 남편, 악플러에 법적대응 예고 - 매일경제
- 민주당 당선인들 한목소리…“22대 국회선 본회의·상임위 매주 열겠다” - 매일경제
- [단독] “난 부자도 아닌데 투자 잘한게 죄냐”…‘서민 족쇄’ 금소세 부담 확 줄인다 - 매일경
- “21대 국회, 도대체 한 게 뭐냐”...ISA 혜택확대·금투세 폐지 줄줄이 ‘좌초’ - 매일경제
- 부실 벗은 한화오션…3000억 흑자 '청신호' - 매일경제
- 中, 인공섬에 해저터널…남중국해 초긴장 - 매일경제
- “뺨 때려주고 싶었다”…10대 딸 앞에 무릎 꿇은 中아버지, 무슨일이 - 매일경제
- ‘17골 10도움’ 손흥민, EPL 올해의 팀 스트라이커 후보 선정...홀란드와 경쟁, 푸대접 한 풀까 - 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