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이어 뮤지컬로···SF소설 ‘천개의 파랑’에 빠져든다
국립극단 이어 서울예술단 공연
LED 패널로 꾸민 환상적 무대
합창과 군무로 웅장함 더해
안톤 체홉 희극 ‘세 자매’도
같은 기간 다른 연출로 찾아
서울예술단의 뮤지컬 ‘천 개의 파랑’이 국립극단 연극 ‘천 개의 파랑’에 이어 12일부터 관객을 맞고 있다. 두 작품 모두 2020년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수상한 SF소설 ‘천 개의 파랑’을 각색했다. 두 장르 공연으로 각색될 정도로 원작의 힘이 세다. 로봇을 통해 인간을 통찰하는 창의적인 스토리로 객석을 성찰하게 만든다. 비슷한 시기 세월이 흘러도 깊은 울림을 주는 안톤 체홉의 고전 연극 ‘세 자매’도 두 연출가의 다른 무대로 관객을 찾는다.
연재는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타는 언니 은혜, 소방관이던 남편이 순직한 뒤 식당을 하며 두 딸은 키우는 엄마 보경과 함께 산다. 세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상대의 눈치를 보며 좀처럼 대화를 하지 않는다. 장애를 가진 자신 때문에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동생에게 미안해서, 가난 때문에 일찍 철든 딸들이 안쓰러워서 등의 이유 때문이다.
콜리와 지내는 가족들은 호기심 많은 콜리의 질문을 받으며 점차 속마음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인간을 닮았지만 사람이 아니기에 감췄던 심정을 부담 없이 말하고,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며 서먹해진 가족에게 다가간다.
앙상블 배우들이 뒷받침하는 합창과 군무는 작품에 웅장함을 더한다. 투데이가 경주할 때, 언니를 향한 연재의 애틋한 마음이 드러 날 때 등 극적인 장면에서 전문 무용수들로 구성된 서울예술단원들은 한국무용적 선이 가미된 우아한 군무로 인물들의 격동하는 감정을 표현한다.
뮤지컬 ‘천 개의 파랑’에는 연극보다 많은 수의 로봇이 등장한다. 콜리뿐 아니라 3D 프린터로 제작한 투데이, 보스톤다이나믹스의 제품인 강아지 로봇 등 완성도 높은 로봇들이 다수 등장해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반면 연극 ‘천 개의 파랑’은 콜리가 사실상 유일한 로봇이고 투데이는 실물이 아닌 천장에서 바닥을 비추는 빛으로 표현됐다. 로봇의 수나 때깔보다는 대사와 무대 장치를 활용한 연극적 표현 등이 탁월한 작품이다.
같은 시기인 5월 5~12일 극단 한바탕이 공연한 연극 ‘세 자매’는 사실주의 작품인 체홉의 원작을 2024년의 관객이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연출했다. 배우가 대사와 행동을 크게 하는 연극적 과장을 줄였고, 원작에서 사랑 구도가 전혀 없었던 이리나와 투젠바흐의 관계는 서로 애정을 가지는 것으로 바꿨다. 연출을 맡은 송상익 한바탕 대표는 “체홉 작품의 매력은 우리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 한다는 점”이라며 “사실주의적 태도를 유지하되 작품의 희극적 요소와 비극적 요소를 강화해 관객들이 보다 재미있게 관람하는 것을 의도했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현금 600만원 돈다발”…지갑 주운 배달기사, 하던 일 멈추고 간 곳 - 매일경제
- “그토록 영끌하더니”…회생 신청한 20대, 평균 채무 7100만원 - 매일경제
- 마동석, 비공개 결혼식…“예정화는 가난할 때 날 지켜줬다” - 매일경제
- “이웃 돕는 보람이 일하는 무한 동력” - 매일경제
- 장윤정이 120억에 판 집…30대가 ‘전액 현금’ 매수, 대체 누구? - 매일경제
- “외국인·기관 쓸어담더니”…시총 10조 턱밑까지 올라간 ‘이 종목’ - 매일경제
- “시력 손상 심각상태”…행사 중 축포 맞고 쓰러진 곽민선 아나운서 - 매일경제
- 배우 전승재, ‘고려거란전쟁’ 촬영중 뇌출혈로 쓰러져 3개월째 의식불명 - 매일경제
- 형제간 우애 강조했는데…“아버지 유언장 납득 어렵다”는 효성家 차남 - 매일경제
- 라이벌 아스널 우승 막았다? SON의 외침…“올인했다, 최선 다했어”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