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만 7개 …'생일 파티' 준비하는 최경주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4. 5. 1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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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가 끝나고 이 위치에 올라서면 누구나 우승을 생각하지 않겠느냐. 이제는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이긴다. 그리고 일요일이 내 생일이다. 519(5월 19일)를 꼭 기억해 달라."

이제 본격적으로 우승을 노리는 최경주는 "지금처럼 바람이 불면서 습도가 낮으면 그린은 돌덩이처럼 단단해진다. 이제는 누가 더 가까이에 붙이고 보기를 덜 하는지에 따라 우승의 향방이 갈린다. 오늘은 긴 거리 퍼팅 연습을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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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오픈 2라운드 1위
대회 마지막날 만 54세 생일
韓 최고령 우승 기록 도전
톱날그립으로 퍼팅 좋아지고
아이언샷 구질까지 싹 바꿔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신중
최경주가 17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2라운드 10번홀을 빠져나가면서 갤러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KPGA

"2라운드가 끝나고 이 위치에 올라서면 누구나 우승을 생각하지 않겠느냐. 이제는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이긴다. 그리고 일요일이 내 생일이다. 519(5월 19일)를 꼭 기억해 달라."

17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2라운드. 최경주는 오전 일찍 코스로 나가 7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7언더파 135타를 기록했다.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특히 파3 4개 홀에서 모두 버디를 잡아냈다. 힘들지도 않았다. 대부분 홀 2m 이내에 볼을 붙였다.

최경주는 "오늘 아이언샷이 다 잘됐다"면서 "특히 오늘 퍼팅할 때 '처음 본 경사'를 믿고 치자고 다짐했다. 바다, 한라산 위치 이런 것은 생각을 안 하고 확신을 갖고 쳤다"고 돌아봤다. 7언더파 64타는 최경주가 SK텔레콤 오픈에 22차례 출전해 기록한 최저타수다. 최경주는 2022년 대회 최종일에 6언더파 65타를 친 바 있다.

"오랜 시간 함께 성장하는 가족 같은 대회"라고 말한 최경주는 이 대회에 1997년부터 22차례 출전해 2001년 딱 한 번만 컷 탈락을 했고, 세 차례나 우승했다. 그리고 네 번째 우승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 우승한다면 최경주에게 최고의 날이 된다. 19일은 1970년 5월 19일생인 최경주가 만 54세가 되는 생일날이다. 가장 기억에 남을 '생일 파티'를 할 수 있다. 또 한국 남자골프 최고령 우승 기록도 새롭게 쓰게 된다. 기존 기록은 최상호가 기록한 50세4개월25일이다. 젊은 톱골퍼들 사이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최경주. 엄청난 연습량은 기본이다. 핵심은 '끊임없는 도전과 변신'이다.

최경주의 트레이드마크는 퍼터다. 검은색 굵은 그립을 장착해 '홍두깨 그립'으로도 불린다. 하지만 이번엔 달라졌다. 이보다 좀 더 얇은 슈퍼스트로크 2.0으로 바꿨다. 퍼터를 잡는 손 모양도 달라졌다. 2014년 잠시 사용했던 '톱날 그립'이다. 왼손은 평소처럼 잡지만 오른손은 편 채로 엄지와 검지 안쪽으로만 잡아 마치 '톱'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2014년에 한번 시도했던 그립이지만 이후 역그립 등 다른 시도를 했고, 다시 '톱날 그립'으로 돌아온 것이다. 반면 딱 하나 달라지지 않은 것은 퍼터 헤드. 2006년에 출시된 오디세이 트라이 핫 모델이다. 최경주는 "작년에 친한 미국 선수가 '퍼팅할 때 당겨 맞으니 톱날 그립으로 잡아보라고 했다.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데 퍼팅에 자신감이 붙으니 숏게임과 아이언샷 부담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립 잡는 손 모양이 달라지면서 퍼터 그립에도 변화를 줬다. 톱날 그립을 잡을 때 더 편해졌다"고 덧붙였다.

연습 방법도 알려줬다. 그의 캐디백에는 1m 길이의 철자가 들어있다. 최경주는 "1m 철자를 놓고 공이 굴러가게 연습하는 것을 꾸준하게 하고 있다. 단순하지만 가장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스윙에도 변화를 줬다. 최경주는 기본적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페이드샷'을 친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공이 거의 똑바로 날아갔다. 이에 대해 최경주는 "아이언샷이 휘어지는 정도를 좀 더 줄이고 거의 똑바로 날아가는 구질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재미있는 점은 그의 드라이버도 2021년에 출시된 캘러웨이 에픽 모델이다. 묘하게 과거의 좋았던 감각을 유지하면서도 바꿔야 할 것은 과감하게 바꾼 것이다. 최경주는 "아마도 평생 더 좋은 골프를 하기 위한 도전은 계속될 것 같다. 난 여전히 뭔가를 계속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본격적으로 우승을 노리는 최경주는 "지금처럼 바람이 불면서 습도가 낮으면 그린은 돌덩이처럼 단단해진다. 이제는 누가 더 가까이에 붙이고 보기를 덜 하는지에 따라 우승의 향방이 갈린다. 오늘은 긴 거리 퍼팅 연습을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귀포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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