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9년의 기다림이 아깝지 않은 '퓨리오사'…영화가 닿을 수 있는 한계를 향해

김성현 2024. 5. 17.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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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극장의 존재 의의와 영화적 체험이 주는 효용은 지금 이 순간,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할까?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이러한 질문에 명쾌한 답을 보여주는 듯한 작품이다.

오는 22일 개봉을 앞둔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이하 '퓨리오사')는 문명 붕괴 45년 후, 황폐해진 세상에 무참히 던져진 '퓨리오사'(안야 테일러-조이)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걸고 떠나는 거대한 여정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작품.

지난 2015년 개봉해 전 세계를 열광케 했던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프리퀄로, 1980년대 '매드 맥스' 시리즈를 통해 할리우드 최고의 스타일리스트로 통하는 조지 밀러 감독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았다. 전작인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맥스라는 주인공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편에서는 그와 함께 활약했던 퓨리오사의 전사(戰士)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어린 시절 오토바이 군단을 이끄는 악당 디멘투스(크리스 헴스워스)에게 납치돼 모든 것을 잃었지만 생존과 복수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며 사막을 호령하는 사령관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퓨리오사가 겪는 15년가량의 대서사가 이번 작품의 메인 스토리다.

총 5개의 챕터로 구성된 영화는 148분이라는 다소 긴 러닝타임이 체감되지 않을 정도로 밀도 높은 속도로 진행된다.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퓨리오사가 겪는 고통과 슬픔, 빼앗긴 행복과 희망의 서사는 빈틈없이 착실하게 쌓여나가고, 이 과정에서 감독은 그 어떤 장면도 허투루 소비되거나 낭비하지 않기에 관객은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이러한 감독의 연출에 한층 더 힘을 실어주는 것은 경이로울 정도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안야 테일러-조이의 빼어난 연기력이다. 이미 넷플릭스 '퀸스 갬빗'과 영화 '23 아이덴티티', '엠마', '라스트 나잇 인 소호', '더 메뉴' 등을 통해 최전선에서 할리우드를 견인하고 있는 그는 '퓨리오사'를 통해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다.

지옥과 다름없는 처참하고 열악한 현실 속에서 슬픔을 동력 삼아 분노를 불태우는 퓨리오사의 흔들림 없는 의지와 강인함을 안야 테일러-조이는 특유의 깊이 있는 눈빛으로 완성했다. '퀸스 갬빗'에서 왼쪽 눈으로 슬픔을, 오른쪽 눈으로 희열을 표현했다면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지옥보다 깊은 곳에서 시작된 증오조차 고결하게 그려낸다. 영화 속 대사처럼 그는 '암흑의 천사' 그 자체로 현신한 듯하다.

이미 할리우드에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명배우 반열에 오른 샤를리즈 테론이 연기했던 '퓨리오사'와 비교해도 부족함을 느끼기란 쉽지 않다.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매드맥스' 시리즈의 전매특허와 같은 모래사막 속 카체이싱 장면 역시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삶의 생기와 활력이라고는 소멸한 듯한 모래 폭풍을 뚫고 벌어지는 오토바이와 자동차, 트럭의 추격전은 시종일관 긴장감과 박진감을 조성한다. 특히 오토바이와 자동차에서 펼쳐지는 패러글라이딩 등과 이들이 보여주는 공중전은 그간 어디서도 볼 수 없고, 예상할 수 없던 액션 시퀀스이기에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다.

'퓨리오사'는 모든 면에서 '스펙터클'한 동시에 빈틈없이 촘촘하게 엮어졌기에 관객을 스크린 안에서 빠져나올 수 없도록 만든다.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은 거대한 스크린 앞에서 모두가 이들의 이야기에 매료될 수밖에 없다.

어느덧 80세를 바라보고 있는 조지 밀러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여전히 영화라는 매체가 지닌 매력, 즉 '영화적 체험'이 품은 재미를 증명하는 데 성공한다. 심지어 40년이 지난 시리즈의 레거시를 잃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진화하고 발전했다는 사실은 관객 입장에서 감탄스럽게 다가온다.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작품에서 '퓨리오사'의 삶에 가장 큰 변곡점 역할을 하는 악당 '디멘투스'는 양면적이고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캐릭터가 다소 얕게 표현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특히 지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 이어 다시 한번 등장한 악당 '임모탄 조'와 비교했을 때 '디멘투스'가 더 개성 있고 매력적인 악역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되려 영화를 보고 나면 가장 진한 잔상을 남기는 것은 '퓨리오사'와 계속해서 호흡을 맞추는 '잭'(톰 버크)이라는 점만 봐도 그렇다.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조지 밀러 감독 연출. 안야 테일러-조이, 크리스 헴스워스, 톰 버크 등 출연.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48분. 2024년 5월 22일 극장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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