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소통] '오늘부터 제가 사장입니다'의 고객 창조법

2024. 5. 1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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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서울역에서 남쪽 도시로 떠나는 KTX에 몸을 실었다.

출장 목적지까지 기차 소요 시간은 2시간 반, 그동안 객실에서 무엇을 할까? 부족한 잠을 보충하거나 강의 자료를 가다듬기 혹은 이메일 업무 처리를 할 때도 있지만 오늘은 커피 한잔 마시며 독서하기로 했다.

시골 청년 오오야마 고오키야말로 피터 드러커가 그토록 강조한 고객 창조에 성공한 기업인이다.

그는 고객과의 소통 과정을 통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존경하게 되고 이혼한 부모님과 화해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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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해고된 뒤 과일가게 운영
스스로 만족하는 상품만 판매
연매출 160억 기업 키워 대박

이른 새벽 서울역에서 남쪽 도시로 떠나는 KTX에 몸을 실었다. 출장 목적지까지 기차 소요 시간은 2시간 반, 그동안 객실에서 무엇을 할까? 부족한 잠을 보충하거나 강의 자료를 가다듬기 혹은 이메일 업무 처리를 할 때도 있지만 오늘은 커피 한잔 마시며 독서하기로 했다. 가방에서 꺼내 든 책은 '오늘부터 제가 사장입니다', 일본의 시골 마을 청년 오오야마 고오키가 적자투성이였던 할아버지의 청과물 가게를 이어받은 지 불과 5년 만에 매출 160억원 기업으로 성장시키기까지를 담은 비즈니스 실전 이야기다.

"행인들은 모두 행복해 보였다. 지구 위에 단 한 사람, 나만 혼자 세상 불행을 모두 떠안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기분에 빠져 길을 걷는 중이다."

4년간 다니던 직장에서 해고된 날 주인공의 심정이다. 대학 중퇴, 부모 이혼, 기댈 사람도 없고 흔한 여자친구도 없는 영락없는 패배자의 모습이다. 살다 보면 가끔 그런 시기가 찾아온다. 주변 모두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데, 혼자 멈춰 있다는 참담한 느낌 말이다. 바로 그때 고향의 할아버지로부터 폐업 위기에 놓인 청과물 위주의 슈퍼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몇 명이기는 하지만 종업원의 생계를 책임진 소상공인 사장이 된 것이다.

위기에서 떠올린 것은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에게 줄곧 듣던 가르침, "돈을 쓰지 말고 지혜를 짜내라!" 고객 이름 외우기, 웃으며 고객에게 말 걸기, 고객의 좋은 점을 찾아서 말로 전달하기, 가게 이름을 따서 '다이와 신문'을 만들어 포스팅하기, 상품 가격 명찰을 재미있게 만들기 같은 것을 시도한다.

악전고투 끝에 마침내 그가 가게의 과일과 결합해 개발한 상품은 멜론 빙수, 젊은 여성이 빙수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면서 '100명이 줄 서는 가게'로 탈바꿈하게 된다. 입소문 전략과 소셜 시대의 비주얼 파워가 만난 셈이다. 이후 마침내 히트상품이 터지게 되는데 이름하여 '후르츠산도', 프루트 샌드위치의 일본식 표현으로 우리말로는 통과일 샌드위치인데 일본뿐 아니라 한국과 동남아시아의 카페나 제과점에도 소개되어 이미 고유명사로 정착되었다. 여기에는 할아버지가 평소 손자에게 강조한 원칙이 작용하였다. "스스로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만 손님에게 팔아라."

그렇다. 그것은 음식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고 음악, 예술, 강의, 글쓰기에도 해당한다. 내가 맛있다고 느끼지 못하면 관객이나 독자도 만족하지 않는 법이니까. 또 하나의 성공 포인트는 '외양 임팩트',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상품 마크나 로고, 미적인 것까지 정성껏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존재 이유는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고객 창조', 성과란 고객을 잘 창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객이 누구이고 어디에 있고, 무엇을 구매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를 하나하나 정의해 보라는 것이 경영학 구루의 메시지였다. 그것은 대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소상공인, 1인 기업에도 유효한 질문이다. 시골 청년 오오야마 고오키야말로 피터 드러커가 그토록 강조한 고객 창조에 성공한 기업인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했던가? 로컬의 소멸, 소셜미디어 시대에 전환점은 어디일까. 사람을 끌어모으는 힘의 비법을 열망하는 이들에게 용기와 통찰력을 준다. 복잡하고 어려운 경제이론 설명이 아닌, 실전에서 터득한 삶의 고수를 가리켜 영어로 'street wise'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 비록 지식은 많지 않지만, 시장경제의 바닥에서 스스로 터득한 지혜를 말한다. 그는 고객과의 소통 과정을 통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존경하게 되고 이혼한 부모님과 화해도 한다. 무엇보다 패배자 의식에 젖어 있던 자기 자신과 소통하는 데 성공한다.

[손관승 리더십과 자기계발 전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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