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없이 유재석에게 숟가락 얹는 '키링' 정리가 시급하다는 증거('틈만 나면')

정석희 칼럼니스트 2024. 5. 1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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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향세를 타던 유재석이 다시 소통을 시작했다(‘틈만 나면’)

[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이 시청자에게 자전거 타기를 가르쳐 드렸던 장면, 기억하는 분 계실지 모르겠다. 2021년 3월 84회 '위드 유 특집', '당근 마켓'을 통해 유재석의 시간을 '나눔'하는 기획이었다.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해야 하는데 타는 방법을 몰라요. 혹시 알려주실 분, 계신가요?"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자전거를 타는데 나는 왜 못 탈까?' 생각하셨단다. 이 글을 보고 제작진이 유재석 씨를 내보냈는데 유재석이 아들을 가르쳐 본 경험이 있는지라 적임자였던 것.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텐데 몇 시간 만에 자전거 타기에 성공한 최순임 님. 하루 스승이 된 유재석도 뿌듯했지 싶다. 나와 비슷한 연배의 놀라운 성공 사례를 보면서 '나도 가능할까? 그래, 어쩌면 할 수 있을지도 몰라', 동기부여가 됐다. 그러나 어디 가서 누구에게 배워야 할지. 차마 당근에 글을 올릴 용기는 없었다.

그 후 3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얼마 전 자전거 타기에 도전했고 성공했다. 나도 당일 성공이다. 우연히 SNS에서 자전거 타기 강습을 하시는 분을 발견했는데 바로 그날 탈 수 있게끔 가르쳐주신다는 거다. 고민하기를 어언 반년, 결국 성공했다.

아마 <놀면 뭐하니?> '위드 유 특집'이 아니었다면, 유재석이 아니었다면 배울 생각을 못했을 거다. 이거야말로 방송의 선한 영향력이지 뭔가. 그러나 요즘 <놀면 뭐하니?>는 어떤가? 언제부턴가 자기들끼리만 재미있다. 과연 재미있기는 한 걸까? 틀에 박힌, 타성에 젖은 억지 리액션이 아닐까? 한때 '유강 체제'라고 우리나라 예능계가 유재석, 강호동, 두 MC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절이 있었다. 두 진행자가 예전 같지 않다는 소리를 듣게 된 게 바로 코로나19가 기점이지 싶다.

유재석의 경우 tvN <유 퀴즈 온더 블럭>이 코로나19로 인해 대중과의 소통을 접고 실내로 들어가면서, 또 강호동의 경우 JTBC <한끼 줍쇼>가 어쩔 수 없이 막을 내리면서 그때부터 입지가 달라졌다고 본다. 이들의 장기는 대중과의 소통인데 그 잘 하는 걸 안 하게 된 거다. 요즘은 자의든 타의든 대중과는 거리를 둔 채 늘 그 나물의 그 밥들과 지지고 볶기나 할뿐.

모처럼 유재석이 거리로 나가 소통을 시작했다. SBS 8부작 예능 <틈만 나면>. 유재석과 배우 유연석이 팀을 이뤄 누군가의 틈새 시간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드리고 선물을 드리는 기획이다. 일반인과의 토크, 게임, 상품, 이런 요소들 때문에 기시감이 든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tvN <유 퀴즈 온더 블록>이 더 이상 거리로 나갈 생각이 없어 보이는 마당에 다른 누군가가 소통을 하러 거리로 나가면 좀 어떤가. 비슷하면 또 어떤가. 어차피 <유 퀴즈 온 더 블록>도 MBC <무한도전> '서울 구경'과 비슷한 구성인 것을.

8부작으로 4회까지 방송됐다. 이광수, 조정석, '아이브'의 안유진, 안보현이 초대 손님으로 나왔고 다음 주 5회는 김연경 선수가 나온단다. 사실 첫 주는 '이광수 없으면 어쩔 뻔 했어?' 할 정도로 이광수가 큰 활약을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유재석?' 하면 바로 떠오르는 인물들은 배제하는 편이 좋겠다 싶은 것이, 유재석이 하향 길로 접어든 게 일명 '키링'들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끼치는 폐해가 어느 정도인지 예를 하나 들면 <런닝맨> 4월 28일 702회에 배우 주종혁이 출연했다. JTBC 수목 드라마 <비밀은 없어> 홍보 차 강한나와 함께 나왔는데 지석진이 대뜸 '이름이 뭐냐' 묻는다. 살다 살다 고정 멤버가 초대 손님에게 이름을 묻는 장면을 보게 되다니. 그뿐인가. 지난 일요일 tvN <선재 업고 튀어>의 주인공 변우석이 나왔을 때도 역시 대뜸 반말로 '니가 떴으니까 여기 나온 거야'라고 하지 뭔가. '선재'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한 마디 거들고 보는 거다. 실은 변우석은 2년 전 2022년 5월 1일 주우재, 박경혜 씨와 함께 출연한 바 있다. 당시 지석진이 변우석에게, 여자들에게 '인기 있느냐' 물었다. 별로 없다고 답하니 '그럼 성격이 안 좋나?' 했었다. 그런 무례함을 범해 놓고는 기억을 못하는 거다. 알아보지도 못했으면서 아니나 다를까 SNS에 함께 찍은 사진을 떡하니 올려놨다.

<틈만 나면> 4회에 초대된 안보현을 보면서 변우석도 <런닝맨> 말고 <틈만 나면>에 나오지, 했다. 8부작 세팅이 이미 끝났으려니 했는데 4회 방송을 보니까 미술학원 하시는 출연자가 1회를 보고 신청했단다. 아직 초대 손님이 다 정해지지 않았다면 지난겨울 <런닝맨> 크리스마스 특집에 출연한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는 어떨까. 그날 예능에서 처음 봤는데 개성 넘치고, 저마다 색깔이 다르고. 여느 아이돌 그룹과는 차별되는 점이 분명히 있었다. 무엇보다 유재석과 합이 좋았다. 세 번째 초대 손님 안유진처럼 광기어린 열정 있는 멤버, 없으려나?

<틈만 나면>의 강점은 출연자들이 '대충'이 없다는 것. 사연자에게 선물을 드리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게임에 임한다. 성공하면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하고. 심지어 유연석은 제작진의 오판을 잡아내 승부를 뒤집기도 했다. 유재석이 그 끈질긴 근성에 놀라는 눈치였다. 우리가 살면서 다른 사람의 행복을 위해 이처럼 최선을 다하는 경우가 얼마나 되겠나. 갈등 없는 바람직한 예능 <틈만 나면>이 이번 시즌을 마친 후 잘 다듬어서 다음 시즌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열심히 해준 이번 시즌 초대 손님들, 다시 볼 수 있으면 좋겠고 서울이 아닌 곳들도 찾아가주면 더더욱 좋겠고. 그리고 마지막 부탁의 말씀, "유재석 씨 키링들은 제발 '핑계고'에서만 봅시다. <틈만 나면>은 절대, 절대 아니 되옵니다."

정석희 TV칼럼니스트 soyow59@hanmail.net

[사진=S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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