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생명 소중' 시위대 살해 남성, 사면…"정의보다 정치 우선시"

박광온 기자 2024. 5. 1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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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이른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시위대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이 사면 조치됐다.

또 플로이드가 사망한 직후인 2020년 5월 그는 "약탈자들을 쏘러 댈러스로 갈 수도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무슬림 사냥'과 '작은 흑인 소년을 좋아하는 딸 살해' 등에 대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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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M 시위대에 총격 살인 혐의로 징역 25년
텍사스 주지사, 1년1개월 만에 사면 조치
"법률 시스템 조롱…스스로 부끄러워해야"
[커노샤=AP/뉴시스] 2020년 이른바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시위대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이 사면 조치됐다. 사진은 2020년 8월24일(현지시간) 블랙라이브스매터(Black Lives 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시위대가 경찰의 흑인 상대 총격이 일어난 위스콘신 커노샤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2020.08.25.


[서울=뉴시스] 박광온 기자 = 2020년 이른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M·Black Lives Matter) 시위대를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남성이 사면 조치됐다. 이에 따라 "정의보다 정치를 우선시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16일(현지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그레그 애봇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살인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은 전 육군 하사 다니엘 페리를 사면 조치했다.

페리, BLM 시위대에 총격 살해한 혐의로 기소…"정당방위였다" 주장

페리는 텍사스 오스틴에서 '우버' 운전사로 일하던 중 2020년 7월25일 BLM 시위대 중 한 명인 '개럿 포스터'(당시 28세)에게 총을 쏴 그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포스터는 전직 미 공군 정비공이었으며 페리와 마찬가지로 백인이었다고 BBC는 밝혔다.

페리는 법정에서 "당시 (우버) 택시에는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고,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 이후 모인 시위대 중 일부가 내 차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특히 포스터는 AK-47 반자동 돌격 소총을 소지한 채 차량에 접근했었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다만 법원 문서에 따르면, 페리는 총격 사건이 발생하기 몇 주 전부터 BLM 시위 장소를 찾기 시작했고 소셜 미디어에서 시위자들을 '동물원에서 뛰어다니는 원숭이 무리'에 비유하는 메시지를 친구들에게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플로이드가 사망한 직후인 2020년 5월 그는 "약탈자들을 쏘러 댈러스로 갈 수도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무슬림 사냥'과 '작은 흑인 소년을 좋아하는 딸 살해' 등에 대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에 따라 법원은 지난해 4월 배심원단의 판단을 고려해 그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고, 그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애봇 주지사, 페리 사면…"텍사스는 가장 강력한 자기 방어법 있어"

애봇 주지사는 페리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진 직후 X(당시 트위터)에 "사면·가석방 위원회에 사면 추천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명령했다"고 적은 바 있다. 당시 "극우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정치적 결정으로, 사법 체계를 흔들 수 있는 위험한 시도"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애봇 주지사는 유죄 판결이 난 지 1년1개월여 만인 이날 페리에 대한 사면을 공표했다. 그는 텍사스 사면·가석방 위원회가 이 사건과 더불어 페리의 개인 이력에 대해서도 철저히 검토했다고 밝혔다.

특히 애봇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 트래비스 카운티 지방 검사인 호세 가르자를 언급하며 "텍사스는 배심원이나 진보적인 지방 검사에 의해 무효화될 수 없는 가장 강력한 '스탠드 유어 그라운드'(Stand Your Ground) 법이라는 자기 방어법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입장을 견지하라' 뜻의 이 법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폭력 범죄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에게 총기를 사용하는 것을 정당방위로 인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트래비스 카운티 지방 검사 "정의보다 정치 우선시"

이에 대해 가르자 검사는 "이사회와 주지사는 정의보다 정치를 우선시했으며 우리 법률 시스템을 조롱했다"며 "그들은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은 2020년 5월25일 미니애폴리스 백인 경찰관이었던 데릭 쇼빈이 흑인 플로이드에 대한 과잉 진압으로 그를 숨지게 한 사건이다.

당시 쇼빈은 플로이드의 목에 무릎을 대고 9분30초 동안 땅에 고정했는데,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어"라고 말했으나 쇼빈은 멈추지 않았고 플로이드는 결국 사망했다. 이로 인해 흑인 인권 보호 등을 외치는 대규모 시위가 전국적으로 촉발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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