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W 2024로 살펴보는 美여행업계 주요 이슈
향후 10년 초대형 이벤트 봇물...수요 폭증 예상
매년 세계 여행관광 시장의 풍향계 역할을 하고 있는 IPW(International PowWow)를 찾아 미국 여행시장의 현주소와 향후 트렌드를 살펴봤다.
미국여행협회는 올해 박람회 참석자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019년 수준을 넘긴 것으로 집계했다. 협회는 이번 행사에 전 세계 70개국에서 여행 기업과 바이어, 언론 등 약 5700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IPW는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 처음 열린 텍사스 샌 안토니오(San Antonio) IPW에 이어 코로나 충격을 완전히 잊게 한 행사였다. 특히, 개최지 LA를 비롯해 미국의 다양한 목적지와 콘텐츠를 소개하고, 체험과 경험 중심의 박람회를 구성해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컸다. 게티 센터(Getty Center), 메모리얼 콜로세움(Memorial Coliseum), LA 다저스 스타디움(LA Dodgers Stadium), 유니버셜 스튜디오 할리우드(Universal Studios Hollywood) 등 LA 대표 관광지를 대규모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했다. 박람회장 외부에서는 캘리포니아 플라자(California Plaza)를 열고 미국의 다양한 문화예술, 음식, 와인, 커피 등을 두루 제공하며 미국 여행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행사 기간 동안 대규모 B2B 미팅과 미디어 콘퍼런스 등이 수시로 진행되어, 전 세계 여행산업 종사자들간 다양한 소통을 나눴다. IPW는 미국 인바운드 여행산업과 글로벌 여행업계의 분위기를 점검하고, 초대형 MICE(Meeting, Incentive, Convention, Exhibition) 산업의 진수를 경험하기에 최고의 이벤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년 IPW 2025는 일리노이(Illinois)주 시카고에서 개최된다.
제프 프리먼(Geoff Freeman) 미국여행협회 회장(U.S. Travel Association President & CEO)은 향후 10년간 외국인 방문객 수 증대를 위해 미국 입국 시 비자, 세관 등의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정부와 연합에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 당국도 미국 여행 시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하며 현대적인 여행 시스템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전직 정부 관리와 민간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여행 경험을 현대화하고 미국 여행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 권고를 내리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 여행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향후 5년간 아메리카 대륙에서 개최될 글로벌 초대형 행사들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미국 관광업계가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2025년 워싱턴D.C. 월드 프라이드(World Pride), 2026년 루트66(Route 66) 100주년, 2026년 북중미 월드컵(코파 아메리카; COPA América), 2028년 LA 하계 올림픽까지 굵직한 문화 & 스포츠 행사가 대거 예정돼 있는 상황이다. 미국여행협회와 미국 정부당국은 향후 10년이 미국관광산업의 양적 질적 경쟁력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판단하고 있다.
캐시 스미스 로스앤젤레스관광청 글로벌 관광 개발 선임 부사장(Kathy Smith, Senior Vice President of Global Tourism Development in Los Angeles Tourism & Convention Board)은 한국인들의 미국 여행에 대한 관심은 어느 아시아 국가보다 열렬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인은 지난해 약 26만9000명이 로스앤젤레스에 방문했는데,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해 약 81%의 회복 수치다. 올 1분기 기준 한국인 방문객은 6만1088명을 기록하며 2019년 1분기 대비 89.8%의 회복률을 나타냈다. 회복률로 따지면 올해 100% 관광 수요 회복률을 예상하는 나라 중 동아시아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 관광 인기는 다양한 요인이 결합하면서 그 수요를 폭발시키고 있다. 한국서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 수요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항공사들도 이에 따라 항공편을 대폭 확충하고 있다. 미국 직항 항공 노선이 주로 서부(캘리포니아)와 동부(뉴욕) 중심으로 집중돼 있는 데다, 공급 좌석수가 한정적인 탓에 매번 만석에 가까운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항공사들은 미국 관광객 급증으로 폭발하는 수요를 감안해 미국 노선 증편과 신규 직항 노선 개설에 본격 나서고 있다.
비자면제프로그램(VWP)의 일환으로 도입된 ESTA(Electronic System for Travel Authorization)의 보급도 미국 방문을 용이하게 만든 촉매제다. ESTA는 관광·상용 목적으로 미국을 최대 90일간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별도 서류심사와 인터뷰 없이 인터넷에서 개인정보, 여행정보 등을 입력하고 미국 승인을 받는 식으로 입국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미국 여행이 더 쉬워졌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K-콘텐츠와 K-푸드의 인기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며, 한미간 인적 물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는 것도 미국 여행 수요 폭증에 기여하고 있다. LA와 뉴욕, 하와이 등 미국 인기 관광지에는 한국 식당들이 성황이며, 케이팝, 한국 드라마, 영화 등도 글로벌 최상위 인기를 차지하는 등 역사상 보기 힘들었던 수준의 한국 문화 인기가 미국 전역에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미국관광청과 각 주(States) 관광청들도 한국 관광객 환대와 K-콘텐츠를 활용한 지역 홍보에 열을 올리는 추세다.
행사에 참가한 유수진 미국방문위원회(Visit USA Committee) 한국지부 회장은 “과거보다 다양한 경로로 미국을 방문하려는 한국인들이 늘고 있고, K-컬처(문화) 확산으로 한국인에게 호감을 갖는 미국인들도 많아지고 있다”며 “미국에서 한국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는 점이 관광교류 수요 측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미국의 새로운 여행 상품과 신규 체험관광 상품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고, 그동안 광활한 크기로 접근성이 떨어졌던 미국 소외 지역까지 교통 인프라와 접근성이 대폭 개선돼 과거보다 여행이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AI(인공지능)로 무장한 여행 플랫폼 기업들이 여행 계획과 예약을 더욱 용이하게 만들면서, 미국 여행에 대한 관심과 접근성은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호텔 매출 변동성을 안정화시키거나, 특정 여행자를 위한 최적화된 타깃 광고 마케팅을 하는 등 고도화된 AI 기술을 접목한 여행 IT 기업들도 미국 여행산업에서의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여행시장은 ▲지속 가능한 여행 ▲경험 중심 여행 ▲개인 맞춤형 여행 ▲소규모 개별 여행 ▲온라인 여행 증가 ▲미국 내 여행 지역 다변화 ▲단일 목적지 장기체류 증가 ▲MICE 시장 성장 ▲아시아 시장 성장 ▲인공지능(AI) 기술 활용 등의 트랜드로 전에 없던 변화의 시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중에서 지속 가능한 여행의 화두인 ESG 경영이 미국 여행산업에도 중심 키워드가 되어가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과 하와이안항공(Hawaiian Airlines) 등 미국적 항공사들은 이번 박람회에서 친환경 항공사로서의 면모를 전면에 내세웠다. 연료 효율을 개선하고, 바이오 연료를 사용해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소하는 등의 노력을 강조했다.
와이키키 프린스 호텔과 리츠-칼튼 리조트 등은 일회용품을 없애고, 물 사용량을 줄이고,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등 지역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운영을 선택했다. 앞으로 미국 여행산업에서는 이러한 친환경 트랜드와 AI 신기술 활용이 향후 성장성을 가늠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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