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자리 거절, 넥타이는 체질 아냐”...데뷔 60년, 팔방미인 송승환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2024. 5. 1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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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 입고, 넥타이 매고 제도권에 있는 것을 체질적으로 싫어해요. 예전에 문화체육부관광부 장관 제의를 고사한 것도 그 때문이었죠. 청바지 입고 운동화 신으며 제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송승환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웃음의 연극'에 대해 "단순히 웃고 즐기는 코미디 연극이 아니라 제도나 이념에 갇혀 있던 인간성의 회복을 그린 뛰어난 작품"이라며 "웃을 일이 점점 없어지는 이 시대에 극장에서 웃음의 의미를 상기해볼 수 있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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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팔방미인 송승환 배우
연극 ‘웃음의 대학’ 주연 맡아
내년에 벌써 데뷔 60주년
연기·제작·해설 등 일정 꽉차
“시력 나빠 상대배우 못봐
귀로 집중해가며 호흡 맞춰
열정으로 극복땐 장애 아냐”
연극 ‘웃음의 대학’에 출연하는 송승환 배우가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극열전
“양복 입고, 넥타이 매고 제도권에 있는 것을 체질적으로 싫어해요. 예전에 문화체육부관광부 장관 제의를 고사한 것도 그 때문이었죠. 청바지 입고 운동화 신으며 제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연극 ‘웃음의 대학’으로 돌아온 배우 송승환이 1965년 아역 배우로 데뷔해 60여년간 예술인으로 살아온 삶을 돌아보며 말했다.

일본 극작가 마티카 코키의 대표작인 ‘웃음의 대학’은 웃음을 잃어버린 시대에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연극을 무대에 올리려 하는 작가와 이를 막으려 하는 검열관 사이의 다툼을 그린 코미디 연극이다. 1996년 일본 초연 뒤 요미우리 연극대상 우수 작품상 등을 받았고 영국, 러시아, 캐나다, 중국 등에서 공연되고 있는 인기 작품이다. 송승환은 웃음 따위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며 희극이 무대에 오르는 것을 방해하지만 갈등 끝에 웃음의 가치를 긍정하게 되는 검열관 역을 맡았다.

송승환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웃음의 연극’에 대해 “단순히 웃고 즐기는 코미디 연극이 아니라 제도나 이념에 갇혀 있던 인간성의 회복을 그린 뛰어난 작품”이라며 “웃을 일이 점점 없어지는 이 시대에 극장에서 웃음의 의미를 상기해볼 수 있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승환 배우가 출연하는 연극 ‘웃음의 대학’의 한 장면. 연극열전
‘웃음의 대학’은 송승환이 ‘드레서’ 이후 3년 만에 출연하는 연극이다. 여덟 살에 배우가 된 그는 연극,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아이부터 청년, 중년 등 수많은 배역을 연기했다. 그는 “이제는 나이가 들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지 않다”며 “‘웃음의 대학’의 대본이 굉장히 탄탄하다고 느꼈고, 더 나이가 들면 못 할 배역이라고 생각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송승환은 문화예술계의 팔방미인이다. TV 예능·시사·교양 프로그램의 MC, 라디오 프로그램 DJ를 다수 맡았고, 창작극 ‘난타’ 등을 만들어 세계적 공연으로 키웠으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의 총감독을 맡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시간의 여유가 있던 시기에는 원로 배우와 가수들을 초대해 대화를 나누는 유튜브 채널 ‘송승환의 원더풀 라이프’를 만들어 현재까지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 구독자 수는 26만명에 달한다. 그는 “어릴 때 활동하던 배우, 가수 등 대중예술인들의 영상 아카이브가 없는 것 같아서 그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영상에 담아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6월 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6월 15~16일 대구 어울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웃음의 대학’이 끝나면 송승환은 9~10월 공연되는 뮤지컬 ‘정글북’의 제작을 마무리하고 파리로 가 파리올림픽 개·폐막식을 해설할 예정이다. 이후 9월 파주출판도시에서 진행되는 ‘파주페어 북앤컬처’의 총감독으로서 축제를 준비하고, 연극 ‘드레서’ 출연을 준비한다. 60여년간 그랬듯 하나의 작업이 끝나면 다음 작업으로 열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송승환은 “재미있는 일을 찾으면서 하다 보니 열정을 갖고 임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문화예술의 틀 안에서 다양한 일에 재미를 느끼고 작업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원인을 알 수 없는 시력 저하로 실명 위기에 놓였다. 알고 보니 망막색소변성증이었다. 과거 다수의 방송에서 해당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런 핸디캡 때문에 상대 배우 얼굴이 보이지도 않지만 그는 귀로 집중하고 대사를 장시간 암기해야 한다. 재미있는 일을 찾아 다녀서 그런지 이런 장애조차 그에겐 큰 장애가 되진 못하는 듯하다. “암기 속도도 더 빨라지고 리허설 때 작은 소품의 위치까지 꼼꼼하게 챙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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