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정신 헌법 전문 수록’ 22대 국회 해낼까…5·18 여야 한목소리

김용희 기자 2024. 5. 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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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대 사이에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해 북한군이 광주시민을 학살하는 게임이 유포돼 광주 시민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오월단체와 법률전문가들은 왜곡을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올해 44주년 기념일을 계기로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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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을 이틀 앞둔 16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최근 10대 사이에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해 북한군이 광주시민을 학살하는 게임이 유포돼 광주 시민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오월단체와 법률전문가들은 왜곡을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올해 44주년 기념일을 계기로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7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광주 금남로 일대에서 열리는 5·18 44주년 기념행사 전야제의 하나로 참가자들이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 쟁취’, ‘5·18왜곡 근절’ 등이 써진 손팻말을 들고 민주평화대행진을 할 예정이다. 5·18을 하루 앞둔 이날 오전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44주년 추모식에서도 5·18유공자들은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아 시민이 목숨을 바쳐 지켜낸 민주, 인권, 평화의 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지켜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5월18일을 달굴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이란 주제는 1987년 9차 개헌 때부터 논의가 시작됐다. 당시 야당(통일민주당)은 5·18을 넣은 헌법 전문 시안을 제시했으나 전두환의 5공화국을 넣으려는 여당(민주정의당)과 협상 끝에 둘다 철회하기로 했다. 다시 논의된 건 김영상 대통령이 1993년 5월 5·13담화를 통해 국립묘지 조성, 기념일 제정, 추가 피해보상 등을 밝혔을 때다. 같은 달 ‘5·18광주민중항쟁동지회’는 입장문을 내어 “생계지원 차원의 물질적 보상을 거부한다”며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5·18정신의 헌법 전문화와 교과서 수록을 촉구했다.

다시 논의를 되살린 건 2007년 1월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특별담화였다. 노 대통령은 당시 대통령 4년 연임제와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를 맞추는 개헌을 제안하면서 5·18정신을 언급했다. 이듬해 민병로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 교수가 ‘헌법 전문과 5·18정신’ 논문에서 “10차 개헌 때 5·18 정신 계승과 저항권의 헌법규범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광주시민사회도 공감했다. 10년이 흘러 2017년 대통령 선거 이후로는 매년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당시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선 직후 5·18기념식에서 재차 약속했다.

같은 해 4월 전두환이 대통령 퇴임 30주년을 맞아 5·18 왜곡 내용을 담은 회고록을 펴낸 것도 또다른 계기가 됐다. 이듬해인 2018년 문재인 정부는 5·18이 포함된 헌법 전문 시안을 발표했으나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공약으로 내세운 상황에서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촉구 목소리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광주지역 22대 총선 당선자들은 지난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 추진 간담회’를 열어 “제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을 즉각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6일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5·18단체 임원들과 만나 “5·18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매우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찬성 입장을 나타냈고 지난달 23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광주를 찾아 약속했다.

양재혁 5·18유족회 회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여야 모두 반대하지 않으니 이번만큼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며 “유족분들도 희생자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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