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책 통째로 베껴 저서로 둔갑?…오욱환 변호사 표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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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국내에서 발간된 책 '일본의 테러사'가 일본에서 4년 전 발간된 책의 표절작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동경대학교 대학원에서 지역문화연구학을 전공하고 있는 한 학생은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오 변호사의 신간 '일본의 테러사'를 소개하며 "저자가 신간을 냈길래 봤더니 내가 읽었던 책"이라고 표절 논란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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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제목 순서까지 동일
지난 14일 국내에서 발간된 책 ‘일본의 테러사’가 일본에서 4년 전 발간된 책의 표절작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대한변협 사무총장과 서울변회 회장을 지낸 오욱환 변호사(전 한양대 일본학국제비교연구소 객원연구원)가 쓴 책인데, 오 변호사의 다른 저서도 비슷한 지적을 받고 있다.
동경대학교 대학원에서 지역문화연구학을 전공하고 있는 한 학생은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오 변호사의 신간 ‘일본의 테러사’를 소개하며 “저자가 신간을 냈길래 봤더니 내가 읽었던 책”이라고 표절 논란을 제기했다. 오 변호사가 일본에서 2020년 11월에 발간된 ‘암살 막부 말기 유신사’라는 책을 번역해 출판해놓고, 마치 자신이 직접 쓴 저서처럼 출판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두 책의 목차는 상당히 유사하다. 오 변호사의 책은 총 8개 장으로 구성돼있는데, 서장부터 7장까지 ‘암살 막부 말기 유신사’의 목차를 그대로 옮긴 뒤 ‘암살을 넘어 군국주의로’라는 8장만 추가한 형태다. ‘되풀이되어 온 암살’ ‘언로통개를 구하여’ ‘옳은 암살, 옳지 않은 암살’ 등 목차의 제목은 물론이고 순서도 판박이처럼 똑같다. ‘암살 막부 말기 유신사’는 일본 작가 이치자카 타로가 쓴 책으로 일본 출판사 중앙공론신사가 2020년 11월 발간했다.
출판사가 제공하는 책 소개 역시 닮았다. 중앙공론신사는 “메이지 유신은 근대 일본의 원점으로 여겨지지만 일본 역사상 암살이 빈발한 시기”라며 “그들은 왜 암살에 뛰어들었을까?”라는 질문으로 ‘암살 막부 말기 유신사’를 소개했다. ‘일본의 테러사’를 출간한 조윤커뮤니케이션 역시 “개항으로부터 왕정복고까지 겨우 20년 동안에, 테러 건수는 160건이 넘는다”며 “왜 이 시기에 이토록 암살이 집중되었을까?”라는 같은 내용의 질문으로 책을 소개하고 있다.
표절 논란을 사고 있는 오 변호사의 책은 이뿐만이 아니다. 오 변호사가 2022년 10월에 낸 저서 ‘승리한 전쟁 임진왜란 그 시작과 끝’ 역시 일본의 나카노 히토시 교수 등이 쓴 ‘문록경장의 역(임진왜란)’이라는 책의 번역서라는 지적이 있다. ‘문록경장의 역’은 일본에서 임진왜란을 부르는 공식 명칭이며, ‘문록’과 ‘경장’은 당시 일본 연호다. 두 책은 모두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5개의 장을 갖춘 동일한 구성으로, 오 변호사의 책 목차는 ‘문록경장의 역’ 목차를 순서와 문구까지 그대로 따랐다.
오 변호사가 2023년 9월 출간한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누구인가’ 역시 일본에서 2022년 11월에 나온 ‘이에야스 명어록’의 표절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에야스 명어록’은 이에야스 어록 60여개를 5장으로 묶은 내용이다. 오 변호사의 책은 총 4편으로 구성돼있는데, 이중 ‘이야에스 어록’이라는 2편은 ‘이에야스 명어록’과 같은 구성이다.
표절 논란이 있는 세 책은 모두 출판사 ‘조윤커뮤니케이션’이 발행했다. 한겨레는 표절 의혹에 대한 출판사와 저자 쪽 입장을 듣기 위해 17일 출판사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받지 않았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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