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에서 ‘상승’으로 바뀐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이용자 혼란 우려”
올들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월 잠정치는 당초 전달보다 하락한 것으로 발표됐으나 최종 집계에서는 상승으로 바뀌었다. 잠정치가 중간 집계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방향성 자체가 달라지면 통계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지난 16일 공개한 올 3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2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도심권(종로·중·용산) 상승 폭이 0.72%로 가장 컸고 이어 동북권(강북·도봉·노원·성북·중랑·동대문·성동·광진) 0.55%,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 0.32%,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 0.05%, 서남권(강서·양천·영등포·구로·금천·동작·관악) 0.04% 순이었다.
이는 전달 대비 0.27% 하락한 것으로 발표됐던 잠정치(지난달 15일)와는 0.48%포인트 차이 나는 것이다. 지역별로도 서북권(-0.14%)·동남권(-0.79%)·서남권(-0.56%)은 당초 하락이 예상됐지만 최종 통계에서는 모두 상승으로 바뀌었다.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매매계약 체결 후 지자체에 신고된 실제 아파트 거래가격 자료를 대상으로 한다. 거래신고가 2번 이상 있는 동일 주택(아파트)의 가격변동률과 거래량으로 산출된다. 통상적으로 3~4개월 후 매매가격지수에 반영되는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실거래가격지수는 시장에서 실제 거래신고된 자료로 생산하는 통계로서 잠정치와 확정치 집계 시점 사이의 신고량과 가격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하락장’이 ‘상승장’으로 바뀐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3월 중후반에 거래가 늘고 실거래가도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잠정치와 최종 집계의 방향성이 달라지면 시장에 혼란만 주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원이 지난 16일 함께 공개한 서울 아파트의 올 4월 실거래가격지수 잠정치는 전월보다 0.3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음 달 17일에 나오는 확정 결과도 비슷하게 나온다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올 중반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격지수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하락하다가 올 초부터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상승한 데에는 분양가와 전셋값 급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민간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격(최근 1년간 평균)은 지난달 3.3㎡당 3891만원으로 전월보다 2.36%,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6.75% 올랐다. 5월 둘째 주(13일 기준) 아파트 전세가격 지수는 전주보다 0.07% 오르며 52주 연속 상승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고금리와 원자잿 값 상승 등으로 분양가가 너무 오르면서 새 집을 마련하기 어려워졌고, 전셋값도 1년 동안 계속 오르면서 젊은 세대를 위주로 서울 아파트 매매 실수요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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