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훈풍에 제조업이 견인한 ‘고용 호조’… 청년 취업자는 18개월 연속 감소

세종=김민정 기자 2024. 5. 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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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호황에 취업자수 증가 폭 20만명대 회복
날씨 좋아지니… 농림어업 고용 6개월 만에 증가
실업률 3년 2개월 만에 최대 증가… 실업률도 상승

수출 호조세에 힘입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가 10만명 늘었다. 제조업 취업자 증가 규모는 2022년 11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제조업 고용 시장에 찬바람이 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고용률은 통계 작성 이후 4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취업자 수 증가 흐름이 38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년 취업자수는 18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청년 실업률도 상승했다. 특히 실업자수는 3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 실업자는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다.

서울의 한 고용센터에서 구직자가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반도체 회복’으로 제조업 고용, 17개월 만에 최대 증가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869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26만1000명 증가했다.

특히 수출 호조 및 반도체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제조업 취업자가 10만명 늘었다. 2022년 11월 취업자가 10만1000명 증가한 이후로 1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제조업 고용이 저조했던 기저효과도 영향을 미쳤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4월 제조업 취업자수 반등은 수출 증가와 함께 지난해 제조업 고용이 많이 꺾였던 게 영향을 줬다”며 “수출 호조는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식료품이나 자동차 등 호황을 보이는 산업의 취업자가 많이 늘었고, 상대적으로 저조한 산업에선 취업자가 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562억6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3.8% 증가하며,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정보통신(IT) 품목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반도체 수출액은 99억6000만달러로 전년보다 56.1% 늘었다.

돌봄 수요가 늘면서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도 9만3000명 늘었다. 내수와 관련된 숙박음식업(2만9000명), 운수창고업(5만2000명) 일자리도 증가했다.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농림어업 취업자도 6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농림어업 취업자는 지난달 5000명 늘었다. 지난달 평균기온은 16.8도로 작년 4월(13.2도)보다 기상 여건이 양호했다.

고용률은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0%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p) 상승했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4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6%로, 이 역시 통계 작성 이후 4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양찬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2024굿잡 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가 채용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 인구 증가세에… 취업·실업 모두 쏠린 60대

고용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청년이 고용 시장에서 밀려나는 것은 아킬레스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4월 고용동향에서 일자리 시장을 주도한 연령층은 60대 이상 고령층이었다.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29만2000명 늘어 전 연령층 중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어 30대가 13만2000명, 50대가 1만6000명 증가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8만9000명 감소하며 18개월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40대 취업자 수도 9만명 줄었다. 기획재정부는 인구구조에서 청년층과 40대 인구가 지난달 23만3000명, 14만7000명 줄어든 게 취업자 수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업자는 8만1000명 늘어 지난 2021년 2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째 실업자는 늘고 있다. 코로나19 회복 국면에서 실업자가 크게 감소했던 기저효과가 실업자 증가로 이어졌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실업자가 3만9000명 늘었다. 이어 50대 실업자가 2만6000명, 40대 실업자가 1만1000명 늘었다.

60대 이상 실업자 증가는 인구 증가의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60대 이상 인구는 47만명 증가했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서운주 국장은 “60대 인구가 증가하면서 취업자와 실업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자 수 증가가 60대 이상 고령층에 집중되고 있지만, 정부는 고용 증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16일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취업자 수 전망치를 22만명 증가에서 24만명 증가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올해 초에 기록한 30만명대 수준의 취업자 수 증가 폭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조성중 기재부 인력시장과장은 “20만명대 (취업자수 증가) 정도면 인구 폭을 크게 상회하는 고용 숫자”라며 “최근 수출 중심 경기회복 흐름과 함께 내수도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양호한 고용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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