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남자·사랑꾼이냐, 정면 돌파냐”…고민 커지는 윤대통령 [필동정담]

김병호 기자(jerome@mk.co.kr) 2024. 5. 17. 13:5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달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은퇴 콘서트를 연 '가황(歌皇)' 나훈아씨는 북한을 저격하는 발언으로 또한번 관심을 끌었다.

나씨는 "북쪽을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긴 이상한 집단이지 나라가 아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자기 부인을 새로 바뀐 검찰의 조사를 받게 하거나 특검법을 용인하는 게 상남자답지 못한 것인지는 각자 판단의 영역이다.

상남자나 사랑꾼으로 남을지, 읍참마속(泣斬馬謖) 심정으로 정면 돌파를 택할지 윤 대통령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월 27~28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시작된 ‘나훈아 2024 라스트 콘서트-고마웠습니다!’
지난달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은퇴 콘서트를 연 ‘가황(歌皇)’ 나훈아씨는 북한을 저격하는 발언으로 또한번 관심을 끌었다. 나씨는 “북쪽을 나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긴 이상한 집단이지 나라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혼자만 잘 먹어 살쪘다며 ‘돼지’라고 표현했다. 많은 사람들이 “역시 할 말 하는 상남자”라며 호응했다. 거액의 대기업 회장 일가 생일 공연 좀 해달라는 요청도 뿌리치고 “내 노래 듣고 싶다면 공연장 표를 끊어라”고 했던 그였다. “국회가 왜 저 모양인가” “국회의원들 우리가 찍었으니 반성하라”는 등 소신 발언으로 나씨는 상남자 대표 연예인이 됐다.

상남자(上男子)는 남자 중의 남자라는 뜻이다. 근육질의 짐승남을 떠올릴 수도 있지만 육체적 모습과 별개로 대범하거나 무심코 자상한 모습에서 특징을 찾기도 한다. 사람들은 본인이 하기 힘든 말과 행동을 속 시원히 대신 해주는 상남자에게 끌린다. 최근엔 싸움을 좀 한다는 일반인들 간에 ‘상남자 격투기 대회’가 생겼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정치인들도 상남자 따라하기에 바쁘다. 대표적인 인물이 인기가 떨어질 때마다 웃통을 벗어던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다. 그는 상반신을 노출한 채 말을 타거나 낚시하는 사진을 관영 매체를 통해 수시로 내보냈다. 얼마 전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팔 근육을 과시하며 복싱 연습하는 사진을 올려 푸틴 대항마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2022년 6월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을 위해 독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참석자들이 셔츠를 벗고 사진을 찍자는 제안도 나왔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웃통을 벗고 승마를 하자”고 했다. 전쟁 상대방인 푸틴보다 더 강한 면모를 보여주자는 취지였지만 정상들이 배가 많이 나와 실행하진 못했다.

관불의식 하는 홍준표 대구시장 (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15일 대구 동구 도학동 동화사에서 열린 부처님 오신 날 봉축대법회에서 동화사 방장 의현스님과 관불의식을 하고 있다. 2024.5.15 psi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이 14일 페이스북에 “자기 여자를 (대통령) 자리 유지하겠다고 하이에나 떼들에게 내던져 주겠나”라는 글을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야당 특검 공세를 무시하라는 조언인 셈이다. 그는 “그건 방탄이 아니라 최소한 상남자의 도리”라며 “사내답게 처신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당선자는 “국민이 원하는 건 사랑꾼이 아닌 공정한 대통령”이라며 일침을 놓았다.

윤 대통령이 자기 부인을 새로 바뀐 검찰의 조사를 받게 하거나 특검법을 용인하는 게 상남자답지 못한 것인지는 각자 판단의 영역이다. 차기 국회에서도 야당 폭주가 예상되는 가운데 계속해서 정치적 빌미를 내줄 수도 있다. 하지만 김 여사 문제에 국민 피로감이 커지고 있어 어떻게든 수습이 필요하다. 상남자나 사랑꾼으로 남을지, 읍참마속(泣斬馬謖) 심정으로 정면 돌파를 택할지 윤 대통령 고민이 커지고 있다.

김병호 논설위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