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별일 없길 바라면 읽어라” 교사 협박한 학부모…교육청, 뒤늦게 고발

김민지 2024. 5. 1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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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초등학교 교사에게 협박 편지를 보냈다는 의혹을 받는 학부모를 고발하기로 했다.

17일 시교육청은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가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했다고 보고 오는 21일 해당 학부모를 형사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청과 서울교사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초등교사 A씨는 지난해 4월 학부모 B씨의 딸에게 위클래스(Wee class·교내 상담기구) 상담을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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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사노조가 공개한 편지. 서울교사노조 인스타그램

서울시교육청이 초등학교 교사에게 협박 편지를 보냈다는 의혹을 받는 학부모를 고발하기로 했다.

17일 시교육청은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가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했다고 보고 오는 21일 해당 학부모를 형사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법적 검토 등으로 고발이 다소 지연돼 추가 피해 발생 등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신속히 검토를 마치고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교육청과 서울교사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초등교사 A씨는 지난해 4월 학부모 B씨의 딸에게 위클래스(Wee class·교내 상담기구) 상담을 안내했다. B씨의 딸은 상담교사 권유로 종합심리상담을 받았다.

이후 A교사는 5월 4일 학교에서 열린 어린이날 체육 행사에서 학급 학생 일부와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B씨의 딸은 자리에 없어 함께 사진을 찍지 못했다.

B씨는 사진에 딸이 없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고, 이 과정에서 이전에 딸이 종합심리상담을 받은 사실을 언급하며 A교사에게 ‘애를 정신병자를 만들지 않나’라고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조에 따르면 B씨는 같은 해 7월 A교사에게 ‘○○○씨, 딸에게 별일 없길 바란다면 편지는 끝까지 읽는 것이 좋을 겁니다’라는 문장으로 쓰인 편지를 보냈다.

해당 편지에서 B씨는 “요즘 돈 몇 푼이면 개인정보를 알아내고 무언가를 하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덕분에 알게 됐다”고 적었다. B씨는 이어 자신의 딸이 전학 간 학교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B씨는 “예상대로 아이의 문제가 아닌 A교사의 문제라는 것을 정확히 알게 됐다”며 “당신 말에 잠시나마 내 아이를 의심하고 못 믿었던 것이 한없이 미안할 뿐이다”고 했다.

B씨는 “당신의 교실에 잠시나마 머물렀던 12세 아이가 A교사에게 주는 충고”라며 ‘본인의 감정을 아이들에게 공감하도록 강요하지 마라’, ‘자신의 인권이 중요하다면, 타인의 인권을 존중하라’, ‘다른 사람을 꾸짖기 전에 자신의 문제를 먼저 생각해보라’ 등 6가지 항목을 나열했다. 이어 “이 항목은 아이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부모의 개입이 전혀 없었음을 알린다”고 덧붙였다.

결국 A교사는 학교 교권보호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했고, 교보위는 지난해 12월 이런 행동이 교육활동 침해라고 인정하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교육청에 가해자 형사고발을 요청하는 안을 의결했다.

학부모는 교보위 결정과 관련해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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