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노인, 어떤 치약을 선택해야 할까?

김현정 2024. 5. 17. 13: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현정의 입속 탐험]

치약은 용법과 용량을 잘 알고 사용해야 하는 의약외품입니다. 용법은 칫솔질 후 잘 뱉고 깨끗이 헹구는 것입니다. 노인이 사용해야 하는 치약의 용량은 남아있는 치아 개수에 따라 다릅니다. 잔존치아가 19개 이하면 소아 용량인 '쌀알 하나' 크기로 약 0.1g입니다. 치아 개수가 21~24개인 경우 '팥알 하나', 치아 개수가 25개 이상인 경우 '완두콩 하나' 크기가 적당합니다.

합성계면활성제인 SLS가 함유된 치약을 많이 쓰면 거품 때문에 오히려 칫솔질이 힘들고, 경우에 따라 숨이 막히는 느낌 때문에 거품을 삼킬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양치 후 입안에 남아있는 합성계면활성제가 구강점막을 자극하고 입마름의 원인으로 작용해 심각한 구취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양치질 후에는 최소 6번 이상 가글을 하고 200mL 이상 물로 충분히 헹구어 주어야 합니다.

나이가 들면 치아가 시리거나 과민(상아질 지각과민증, dentin hypersensitivity)한 경우가 많습니다. 시린니는 잘못된 칫솔질, 치아 미백치료, 그리고 산성 음식 섭취 등에 의해 생깁니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증상이 나아지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불량한 영양상태로 이어집니다. 시린니 완화를 위해선 전용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린니 치약의 핵심 성분 중 하나인 염화스트론튬(strontium cloride)은 상아세관을 밀폐하는 기능을 통해 치아의 민감성을 줄이며 질산칼륨(potassium nitrate)은 상아세관 내 신경의 활동을 감소시켜 시린니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합니다. 플루오르화석(stannous fluoride) 성분은 타액의 특정 음이온과 빠르게 산화 및 가수분해되어 미세한 상아세관 틈새에 깊숙히 침투해 시린니 증상을 완화합니다.

또한 노인 중에는 음식을 먹다가 사레가 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삼킴곤란(dysphagia)은 일반 성인 인구의 약 3%에서 경험하는 비교적 흔한 증상이지만, 65세 이상의 한국 노인 인구 중 약 50%가 이 증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노인이 양치질하다가 양칫물이 폐로 넘어간다고 생각하면, 삼킴곤란 증상이 없는 일반 성인에 비해 보다 안전한 치약을 선택해야 합니다.

치약의 주성분은 연마제인데, 치아에 붙어있는 플라그와 치석을 잘 제거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입자가 둥글고 고운 덴탈 타입 실리카 성분은 연마도가 낮아 자극이 적어 어린이 치약에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연마도를 측정하는 단위는 상대적 상아질 마모도(Relative Dentin Abrasivity, RDA) 입니다.

칫솔질 방법에 따라 다르지만, 1회 칫솔질로 제거할 수 있는 플라그는 약 42~60%[1] 입니다. 치약에 불소가 첨가되면 15~30% 정도 충치 예방 효과를 더 볼 수 있습니다. 불소가 치아에 도포되면 치아 표면이 단단해져 산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합니다. EU 소비자안전조사위원회는 불소 함유 치약의 충치 예방 효과는 불소가 1500ppm 함유된 치약이 1000ppm의 불소를 함유한 치약보다 충치예방 효과가 더 우수하다고 발표했습니다.

보존제인 파라벤계 물질들과 가글액에 많이 사용되는 항균제인 트리클로산은 구강점막을 통해 몸에 흡수돼 호르몬 분비를 교란시켜 남성은 생식계 장애, 여성은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기타 치약 성분들인 인공감미제, 색소, 습윤제, 인공멘톨 등도 유해 논란이 있습니다.

합성계면활성제가 없는 치약은 거품이 적게 나고, 양치질 후 개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약의 플라그 제거 효과는 칫솔질 방법이 더 중요하기에 치약에 들어있는 계면활성제가 미치는 영향은 적습니다. 모두 하루에 두세 번, 누구나 평생 동안 치약을 사용합니다. 치약의 성분들은 구강 점막을 통해 바로 혈관으로 흡수되어 몸 전체에 분포되고 일부는 축적됩니다. 따라서 해로울 수 있는 성분을 포함한 치약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1] De la Rosa M, Zacarias Guerra J, Johnston DA, Radike AW. Plaque growth and removal with daily toothbrushing. J Periodontol. 1979;50(12):661-4.

김현정 교수 (smd@kormedi.com)

Copyright © 코메디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