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가진 것 같아, 인생 바뀌었다”...세계 최초로 뇌에 뉴럴링크 이식한 남자

이덕주 특파원(mrdjlee@mk.co.kr) 2024. 5. 1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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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초능력을 가진 것 같았다. (뉴럴링크의 칩은) 내 인생을 바꿔놨다."

사람의 뇌에 이식해 생각 만으로 컴퓨터를 움직일 수 있는 칩(뉴럴링크)을 세계 최초로 이식받은 놀런 아르보가 언론과 첫 인터뷰하며 이렇게 말했다.

아르보는 "내가 생각하는 말을 그대로 컴퓨터에 입력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판타지 소설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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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때 다이빙 사고로 전신마비
올해 1월 뇌에 뉴럴링크 이식
“일론 머스크가 수술 후 찾아와”
생각하는 대로 컴퓨터 작동가능
최초의 뉴럴링크 칩 이식자인 놀런 아르보가 뉴럴링크를 방문해 직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뉴럴링크>
“마치 초능력을 가진 것 같았다. (뉴럴링크의 칩은) 내 인생을 바꿔놨다.”

사람의 뇌에 이식해 생각 만으로 컴퓨터를 움직일 수 있는 칩(뉴럴링크)을 세계 최초로 이식받은 놀런 아르보가 언론과 첫 인터뷰하며 이렇게 말했다. 뉴럴링크는 일론 머스크가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올해1월부터 아르보 같은 전신마비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시작했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아르보는 22살이던 지난 2016년 호수에서 다이빙을 하다가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되는 사고를 당했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텍사스주의 명문대학교 텍사스 A&M 대학을 다니던 그는 전동휠체어를 탄 채로 모든 일상생활에서 가족들의 부양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컴퓨터를 사용하려면 볼펜을 입에 물고 아이패드를 터치해야만 했다. 학자금 대출 때문에 학교를 관둬야 했고 직업도 구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해 9월 옛 룸메이트로부터 뉴럴링크가 임상 시험할 사람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온라인으로 지원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뉴럴링크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첫 번째 칩 이식자로 선발됐다. 의사들은 그의 두개골 일부를 제거한 후 실이 달린 동전 크기의 칩을 이식할 예정이었다. 뇌에 칩이 설치되는 것은 인류의 역사상 최초였다.

아르보는 “모두가 얼마나 흥분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에 굉장한 기분이었다”면서 “사람들이 나에게 ‘당신을 만나서 영광이에요’라고 말하고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하니까 기분이 이상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1월 28일 새벽 5시 병원에 도착했고 일론 머스크가 그의 수술에 함께 할 예정이었다. 머스크의 일정이 늦어지면서 그와는 화상으로 먼저 대화하고, 수술을 마친 후에 머스크가 도착했다. 수술은 2시간 만에 완료됐고 처음 깨어났을 때 어머니가 옆에 있었다.

놀런 아르보는 어머니에게 “누구세요? 당신이 누구인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의사에게 말을 하려는 와중에 아르보가 웃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르보는 수술받기 훨씬 전부터 어머니를 놀라게 하기 위해 이런 깜짝쇼를 준비하고 있었다.

최초의 뉴럴링크 칩 이식자인 놀런 아르보가 게임을 하는 모습. <사진=뉴럴링크>
칩이 이식된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초기에는 생각을 행동으로 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체스를 두면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까지 가능해졌다. 마치 슈퍼히어로처럼 초능력을 가진 것 같았다. 휠체어에 앉아 펜을 입에 물고 아이패드를 사용할 필요 없이 생각하는 대로 컴퓨터의 여러 창을 옮겨 다니고, 시드마이어의 문명이나 체스를 마치 손으로 직접 하는 것처럼 플레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의 생각과 컴퓨터 사이에 지연이 생기고 성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뉴럴링크는 뇌에 전극을 연결한 실이 느슨해졌고 이것이 성능 저하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원인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아르보는 “한 번 뉴럴링크를 사용해보면 멈출 수 없다”면서 “1년 간의 계약이 끝난 후에도 최신 모델을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놀런 아르보가 계속 칩을 사용하게 될지는 1년 후에 결정된다.

아르보는 “내가 생각하는 말을 그대로 컴퓨터에 입력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판타지 소설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다”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그는 최초의 뉴럴링크 이식 환자가 된 것이 그가 가족에 덜 의존하는 기회가 되길 원한다고 설명했다.

아르보는 “내 남동생은 나를 8년이나 돌봤다. 그도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 한다. 그동안 돌봐준 어머니를 위해서 집을 지을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벌고 싶다”고 말했다.

뉴럴링크는 놀런 아르보 외에도 올해 여러 사람들을 대상으로 칩을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시도할 계획이다.

[실리콘밸리=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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