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추모제·추모식 엄수…유족 등 민주묘지 참배(종합)

광주CBS 박성은 기자,광주CBS 김수진 기자 2024. 5. 1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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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44주년]5·18 하루 앞두고 국립5·18민주묘지서 44주년 추모제·추모식 거행
유가족·내빈 등 참석해 오월 영령 넋 기려
지자체장·오월 단체 대표들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돼야"
전국 각지에서 국립5·18민주묘지 추모 행렬 이어져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 추모제·추모식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전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됐다. 박성은 기자


5월 영령의 넋을 위로하고 숭고한 광주정신을 기리는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 추모제·추모식이 17일 오전 엄수됐다.

5·18추모제와 추모식이 열린 5·18국립묘지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참배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오월 영령 숭고한 정신 기려…44주년 5·18 추모제·추모식 '거행'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 추모제·추모식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전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됐다. 박성은 기자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 추모제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5·18 유족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추모제는 전통 제례 형식으로 진행됐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양재혁 회장과 5·18 공로자회 윤남식 회장이 각각 초헌, 아헌, 종헌을 맡았다.

이후 놀이패 만월의 추모 공연이 30분 정도 진행됐다. '님을 위한 행진곡'에 맞춰 북을 두드리는 공연이 진행되자 일부 유족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진행된 추모식은 개식선언과 국민의례, 추모사, 유가족대표 인사말, 추모시 낭송,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5·18민주화운동 제44주년 추모제·추모식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전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됐다. 박성은 기자


추모식에 참석한 지자체장들과 오월 단체 대표들은 추모사를 통해 5·18 정신이 헌법전문에 조속히 수록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났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추모사에서 "80년 5월 광주는 고립됐지만 44년이 흐른 지금 광주는 수많은 이들이 광주의 5월을 기억하고 함께해 주기 때문에 더 이상 외롭지 않다"며 "오랫동안 이루지 못했던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는 꿈을 22대 국회 때는 반드시 이루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양재혁 회장은 "1980년 5월 국가폭력에 굴복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자유와 민주주의를 외치며 저항한 희생자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었다"며 "올해에는 반드시 5·18 정신을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담아 시민들이 목숨을 바쳐 지켜낸 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추모식에 참석한 내빈들과 유가족들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헌화와 분향을 이어가며 오월 민주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5·18 추모제 2부인 추모식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박창환 전라남도 정무부지사, 하성일 광주지방보훈청장 등이 참석했다.

5·18 하루 앞두고 유족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발길 이어져

5·18민주화운동 44주년을 하루 앞두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된 고인들을 추모하는 유족과 지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박성은 기자

이날 5·18민주화운동 44주년을 하루 앞두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유족과 참배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오랜 기간 사회 활동과 생명 평화운동 등을 펼치다 지난 2016년 세상을 떠난 고 정의행(본명 정철) 호남인권사랑방 의장의 묘소를 찾은 아내 전소연(65)씨는 꽃 한 송이와 생전 고인이 좋아한 과일을 올리고 한동안 비석을 어루만졌다.

1980년 당시 일신방직에서 여공으로 일했던 전씨는 "일신방직과 전남방직에서 4천여 명이 모여 1980년 5월 23일부터 이틀 동안 임동에서 전남도청까지 행진을 했다"며 "여공들도 마음으로 함께했다는 사실과 광주를 지킨 모든 시민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 44주년을 하루 앞두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된 고인들을 추모하는 유족과 지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김수진 기자


전씨는 앞으로도 5·18행사가 '모두가 하나되는' 장이 되길 바랐다. 전씨는 "이전에는 오월영령의 정신을 기리기보다 자리와 이권 다툼 등 분열이 잦았다"며 "올해는 공법3단체와 함께하는 5월이 된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김영님씨(88)는 남편과 함께 23살의 나이에 계엄군의 가혹행위로 세상을 떠난 아들 박찬재씨의 묘소를 찾았다. 김씨는 당시의 아픔을 감당할 수 없어 한 동안은 발걸음을 하지 못하다 오랜만에 묘소를 찾았다.

김씨는 아들의 묘소에서 사진을 어루만지며 한참을 흐느끼고 애타는 마음을 표현했다. 김씨는 "야무지고 키도 큰 아들이 그 당시 밖에 나갔는데 그것이 마지막이었고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며 오열했다. 이어 "아직도 가족 모두가 묘소를 찾아오면 통곡한다"며 "슬픔을 잊기 위해 오지 않으려고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5·18민주화운동 44주년을 하루 앞두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된 고인들을 추모하는 유족과 지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김수진 기자


5·18민주화운동 직후 전북 전주 시내 곳곳에서 유인물을 배포하며 민주화를 외친 한상열 목사도 이날 국립묘지를 찾았다. 한씨는 모든 묘역에 잠시 멈춰 기도했다. 한씨는 "은사인 은명기 목사님의 묘에 가장 먼저 인사를 했다"며 "한 분 한 분을 위해 기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5·18정신을 되새기며 미래에는 여러 갈등을 극복하는 평화로운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제초등학교와 광주장애인철폐연대 등 다양한 기관에서도 1980년 5월을 기억하기 위해 이날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연제초등학교 주수진(13)양은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또 묘지를 하나 하나 돌아보니 슬픈 감정도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7시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5·18민주화운동 44주년 전야제가 진행될 예정이며 이에 앞서 이날 시민난장과 오월길맞이, 민주평화대행진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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