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유해 270구 아직도 신원확인 못해…8촌까지 채혈하세요”

박미라 기자 2024. 5. 17. 12: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4·3희생자 발굴유해 중 144구만 신원확인
유전자 감식 기술 발달 방계채혈로도 가능
4·3 당시 학살돼 암매장된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유가족의 채혈을 받고 있다. 박미라 기자

제주4·3사건 당시 학살돼 암매장됐다가 발굴된 유해 중 270구가 여전히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직계는 물론 방계 유족의 적극적인 채혈 참여가 당부되고 있다.

제주4·3평화재단은 유전자 감식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방계 유족의 채혈 참여가 발굴 유해 신원확인을 위한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는 만큼 친·외가 8촌의 채혈이 필요하다고 17일 밝혔다.

현재까지 발굴한 유해는 414구다. 2006년 제주시 화북동 화북천을 시작으로 2007년~2009년 제주국제공항, 2021년 표선면 가시리 외 6곳, 2023년 안덕면 동광리 등에서 4·3 당시 학살돼 묻힌 희생자의 유해를 발굴했다. 하지만 이 중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144구에 불과하다. 여전히 270구의 유해는 누구인지 모른 채 남아있다.

4·3평화재단은 최근 유전자 감식기법이 발달하면서 유가족 채혈이 더 많이 이뤄지면 신원확인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3희생자 유전자 감식은 2007년부터 시작됐는데 2018년부터 단일염기 다형성(SNP) 검사,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STR-NGS) 등과 같은 새로운 유전자 감식기법이 차례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운 감식기법은 희생자의 친・외가 8촌의 채혈로도 신원확인이 가능하다.

실제 지난해 신원이 확인된 고 강문후씨는 기존 동생과 조카, 아들의 채혈로 신원확인이 이뤄지지 못하다가 손녀와 손자를 비롯하여 조카손자까지 9명의 유족이 추가로 채혈하면서 신원을 밝힐 수 있었다. 같은 해 신원이 확인된 고 이한성씨도 2009년 조카의 채혈로는 신원을 알 수 없었으나 지난해 동생과 조카가 추가로 채혈함에 따라 신원을 확인했다.

2022년 신원이 확인된 고 김두옥씨는 조카들의 채혈만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채혈은 신분증을 가지고 제주시 한라병원 신관 3층(오후 1~5시), 서귀포시 열린병원(오전 9~5시)을 방문하면 무료로 할 수 있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희생자의 직계 유족은 물론 방계혈족 분들의 적극적인 채혈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