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오보인데 적용조항 다르다? TV조선·MBC 차별심의 논란

박재령 기자 2024. 5. 1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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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탈북작가 성폭력 의혹 보도 MBC에 '관계자징계' 확정
야권 위원 "TV조선은 조항 하나 적용해 행정지도… 너무 대비돼"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 2021년 1월24일 MBC '스트레이트' 갈무리.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탈북작가 장진성씨의 성폭력 의혹을 보도한 MBC '스트레이트'와 '뉴스데스크'에 각각 법정제재 '관계자 징계'를 확정했다. 야권 추천 방심위원은 “같은 정정보도 사안인데 TV조선과 적용조항이 다르다”며 차별 심의를 주장했다.

방심위는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MBC '스트레이트'(2021년 1월24일, 2월28일), MBC '뉴스데스크'(2021년 1월29일)에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장씨는 해당 보도 이후 증거 불충분으로 성폭행 혐의가 무혐의 처분됐고 대법원은 지난 3월 MBC와 기자 등이 장씨에 5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류희림 위원장(윤석열 대통령 추천)은 “법원은 제보가 의심스럽다는 여러 정황이 있음에도 (MBC가) 무리하게 장씨를 성폭행범으로 단정적 보도했다고 판시했다”며 “그런데도 MBC는 지금까지 관련한 패소 사실을 뉴스에서 보도하지 않고 있다. 후속 조치가 책임 있는 공영방송이라 하기엔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현재 장씨 의혹 보도 관련 다시보기 등은 삭제된 상태다.

류 위원장은 “미국 등 언론 선진국에서 이런 오보가 확인될 경우 자체 진상조사위를 꾸려 상세히 경위를 조사한다. 방송에 상당 부분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사과하는 게 관행”이라며 “이번 관계자 징계를 계기로 모든 분야에 있어 MBC가 사실 여부를 철저히 검증하는 취재 시스템을 갖추길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NBC, BBC, CNN, NYT, WP 등 류 위원장이 해외 유력 언론사들을 나열하며 오보로 방송사 간부와 임원들이 사임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 이어지자 MBC를 차별 심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 2021년 1월24일 MBC '스트레이트' 갈무리.

윤성옥 위원(더불어민주당 추천)은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대단히 공을 들여 긴 설명을 하셔서 하나는 짚고 가겠다”며 “앞선 방송소위(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 TV조선의 '이동관 자녀 학폭' 제보자와 관련한 오보가 있었다. 그건 신속심의도 아니었을뿐더러 행정지도가 나왔다. 당연히 (두 방송은) 별건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대단히 심의가 대비됐다는 점은 짚겠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TV조선 '이동관 자녀 학폭 제보자 전교조' 오보 중징계 피했다]

윤 위원은 “TV조선은 객관성 조항 하나만 적용해 심의했다. 그런데 오늘 올라온 MBC '스트레이트'는 객관성, 오보정정, 명예훼손 금지 등 혼합해서 적용해 결정을 내린다”며 “동일한 정정보도 사안인데 왜 조항이 다른가”라고 말했다. 이어 “TV조선에 대해선 당사자에 사과했는지 확인했나, 인터넷에서 삭제됐는지는 확인했나. 아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경중은 다르게 할 수 있지만 이런 건 너무 차별적 심의”라고 말했다.

김유진 위원(문재인 대통령 추천)은 “위원장님께서 이 건에 대해 굉장한 애정이 있으신 것 같다”며 “관계자 징계라는 최고 수준의 제재를 눈앞에 둔 상황인 오늘까지도 MBC에 대한 질타성의 발언을 하고 여기서 관련 영상을 다시 틀기까지 하셨다. 위원장 위치에 걸맞지 않는 행동들”이라고 말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TV조선 보도 내용은 전교조 가입 시점의 선후 관계를 혼돈한 것이고 (제보자가) 이재명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고 (보도)했는데 (제보자가) 이 대표 관련 여러 책을 쓴 건 사실”이라며 “MBC 사안은 장씨를 성폭행범으로 누명을 씌운 거다. 이분이 성추행 사실로 실형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3년간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성폭행범으로 몰려 사회적 활동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신속심의 제의를) 하지 않았더라도 다른 위원께서 분명히 올렸을 사안”이라며 “가족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준 사안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특별히 언급할 필요가 있었다. 위원장 위치에 걸맞는 행동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방심위는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가 출연해 도이치모터스 사건 관련 김건희 여사 모녀가 23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는 내용을 다룬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2024년 1월16일)에도 법정제재 '주의'를 확정했다. YTN 최대주주 변경과 관련해 노조 측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YTN '뉴스N이슈'(2024년 2월16일), '뉴스Q'(2023년 11월23일~24일, 2024년 2월20일)에도 '주의'가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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