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는 더 높이"…MZ 느낌 내려면 항공샷

초기 항공샷, 일부 패피 사이서 전신 사진으로 시작
천장에 카메라 달린 셀프 스튜디오 '돈룩업' 등장
최근 백상예술대상서 유명인들 촬영 위해 대기도

[서울=뉴시스] 구지윤 리포터 = 젊은 세대들에게 '항공샷'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항공샷이란 카메라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구도(하이앵글)로, 피사체가 화면을 향해 고개를 치켜드는 자세를 취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유행의 조짐이 보였던 건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다. 젊은 세대들이 일명 OOTD(그 날의 룩)를 전시할 때 이전의 거울 셀카나 다른 사람이 찍어준 사진 대신 특이한 구도를 택한 것이다.

촬영 방법은 간단하다. 마음에 드는 옷을 걸치고 길거리를 걸으며 시선은 앞에 고정한 채 카메라를 높게 치켜 들면 된다. 카메라에 신경을 전혀 쓰지 않는 무심함이 포인트다.

인스타그램에는 '항공샷' 해시태그가 8만 개를 넘겼다.

또 항공샷이 점차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하자, 복장을 자랑하려는 본 목적에서 누구나 화보처럼 전신을 담을 수 있는 '유니크한 샷'으로 변모했다.

그 결과 항공샹 포토부스까지 만들어졌다. 바로 셀프 스튜디오 '돈룩업'이다.

이전 항공샷과 달리 돈룩업은 앵글 위치가 훨씬 높다.

해당 스튜디오는 지난해 4월 서울 연남동에 1호점을 낸 이후 사람들이 몰리며 ‘줄서서 찍는 사진관’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 몰이에 성공한 바 있다.

또 지난 7일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는 '돈룩업' 포토부스가 설치돼 유명 아이돌과 배우가 차례로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됐다.

애프터 파티에서도 이 항공샷을 찍기 위해 연예인들이 포토부스 앞에 줄을 섰다고 하니, 그 인기가 입증된 셈이다.

또 지난 14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예능물 '나 오늘 라베했어'에도 항공샷이 언급됐다.

해당 방송에 출연한 방송인 전현무는 트민남(트렌드에 민감한 남자)라는 캐릭터로 예능에서 활약 중이다. 그런 그가 다른 출연진이 인증샷을 찍는 것을 지켜보다 "MZ는 그렇게 안 찍는다"라고 말하며 항공샷을 보여준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항공샷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이 '거침없이 하이킥'의 포스터와 매우 유사하다는 의견도 보였다.

2006년 11월부터 2007년 7월까지 방송된 MBC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의 대표 포스터는 모든 출연진이 한데 모여 우스꽝스러운 표정으로 위를 쳐다보는 구도를 사용했다.

이와 관련 유튜브 채널 14F는 해당 포스터의 인물들을 항공샷 스튜디오에 합성해 보는 작업을 했다.

진행자는 결과물을 보고 "'거침없이 하이킥'은 도대체 몇 수 앞을 내다본 걸까"라며 놀랐는데, 요근래 대유행 중인 스튜디오 내 항공샷과 이질감 없이 잘 어울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되게 옛날 드라마인데 대박이다" "하이킥은 몇 수 앞을 내다본 거냐" 등 신기해 하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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