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에서 82%까지 생분해되는 종이 포장재

KAIST

국제학술지 '녹색화학' 표지에 실린 해양 생분해성 폴리비닐알코올(PVA) 코팅제 작용과정을 표현한 그래픽.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해양에서 82% 분해되는 종이 코팅제를 개발했다. 기존 생분해되지 않는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종이 코팅제와 달리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미세플라스틱 생성을 방지해 친환경적인 종이 포장재 제작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KAIST는 명재욱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와 양한슬 연세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비닐알코올(PVA)을 사용해 지속 가능한 해양 생분해성 종이 코팅제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종이 포장은 흔히 친환경 포장재로 알려졌지만 수분 저항성, 산소 차단성, 강도 등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폴리에틸렌(PE), 에틸렌비닐알코올(EVOH) 등이 코팅제로 활용되지만 이런 물질들은 분해되지 않아 자연환경에 버려지면 플라스틱 오염을 심화시킨다. 

연구팀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VA에 붕산을 이용해 종이 코팅제를 제작했다. 이 코팅제를 종이 포장재에 사용하자 생분해성, 생체 적합성, 고차단성, 고강도를 갖는 포장재를 구현할 수 있었다. 이 코팅제를 사용한 종이 포장재는 산소나 수증기에 우수한 차단성을 보이며 물리적 강도도 우수했다. 특히 다습한 환경에서도 높은 강도를 유지해 종이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극복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코팅제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생분해도와 생체적합성을 심층 검증했다. 실험실에서 생분해가 일어나기 가장 어려운 환경인 해양환경을 모방해 코팅제의 생분해도를 측정했다.

물질의 탄소 성분이 이산화탄소로 광물화되는 정도를 111일 동안 분석한 결과 코팅제 성분에 따라 59~82% 생분해됨을 확인했다. 전자현미경을 통해 해양 미생물이 코팅 소재를 분해하고 있는 현상을 포착했고 코팅 소재의 낮은 신경독성을 확인했다. 쥐 생체 반응 실험을 통해 코팅 종이의 높은 생체적합성을 검증했다.

명재욱 교수는 “붕산 가교 폴리비닐알코올 코팅지는 인위적인 퇴비화 조건이나 하수처리 시설이 아닌 자연환경에서 생분해되며 저독성 물질이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버려지더라도 환경오염을 심화시키지 않아 잠재적으로 플라스틱 포장재의 지속가능한 대체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녹색 화학’과 ‘식품 화학’에 각각 4월 17일, 2월 19일 온라인 게재됐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