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총통 취임사 '해협의 양측 한가족' 표현 들어가면 환영?

인교준 2024. 5. 1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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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20일 대만 총통 취임식을 앞두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와 관련한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의 입장 변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총통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2위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 후보를 바짝 뒤쫓았던 중립노선 민중당 소속 커원저 후보가 표방해온 "대만해협 양측은 한 가족"이라는 표현으로 라이 당선인이 양안 관계를 규정한다면 중국 당국이 환영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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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보도…'해협의 양측 한가족'은 '하나의 중국'·독립 주장 비켜간 중립 표현 해석
차기 대만 정부에도 강공 시사했던 中, 입장 변화하나…'美 전방위 압박' 대응이 우선?

(타이베이·서울=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인교준 기자 = 중국이 20일 대만 총통 취임식을 앞두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와 관련한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의 입장 변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인 [홍콩 SCMP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취임사가 바로미터다. 중국으로선 취임사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한다는 표현이 담기는 게 최상이라면 친미·독립 의지 천명은 최악의 상황일 수 있다.

현재로선 전자는 물 건너간 상태이며, 후자 가능성도 크지 않다.

중국은 대만 제1야당 국민당과 합의한 '92공식('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 편의대로 한다는 1992년 합의로 민진당은 효력을 인정하지 않음)을 라이 당선인이 수용하길 원하지만, 차이잉원 총통과 마찬가지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인 라이 당선인은 이미 여러 차례 이와 관련해 거부 입장을 밝혀왔다.

한때 '대만 독립주의자'로 불렸던 라이 당선인은 대만의 국방·경제·민주주의 강화와 현상 유지라는 4가지 기둥론을 지속해 주장하면서도, 지난 1월 13일 총통 당선 이후엔 대만 독립 주장을 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총통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2위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 후보를 바짝 뒤쫓았던 중립노선 민중당 소속 커원저 후보가 표방해온 "대만해협 양측은 한 가족"이라는 표현으로 라이 당선인이 양안 관계를 규정한다면 중국 당국이 환영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대만 안팎에선 하나의 중국이라는 표현은 홍콩·마카오와 마찬가지로 대만을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여기고 대만이 중국의 내정(內政)에 속한다는 양안 관계 규정으로 본다.

그와는 달리 해협의 양측은 한 가족이라는 표현은 중국과 대만이 서로 다른 '두 국가'라고 명시하지 않으면서도, 서로 동포 관계라는 점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여긴다.

모호한 표현이지만 중국의 92공식 수용 요구와 대만 민진당 정부의 독립 주장을 비켜 간 '중립적 수사'로 보인다.

외교가에선 라이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대만을 겨냥해 압박의 고삐를 바짝 죄어온 중국이 근래 입장 변화를 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16년과 2020년 연이어 당선된 친미·독립 성향 차이 총통 집권 기간에 이어 라이 당선인 집권 이후에도 양안 당국 간 교류를 끊겠다는 기세였던 중국에 모종의 기류 변화가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중국 당국이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또는 관영 신화통신이 아닌 홍콩의 유력지인 SCMP를 통해 라이칭더 측에 일종의 '간 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는다.

라이 당선인이 취임사에서 대만해협의 양측은 한 가족이라는 표현을 언급한다면 차이 총통 시절과는 다른 양안 관계를 설정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사실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의 전방위적 압박에 직면한 중국 입장에선 대만과의 위기를 지속시키는 것 자체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 일본·호주·인도 등과 함께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군사·안보·외교·정치적으로 압박하고 첨단기술 제재로 중국의 미래 산업 발전 역량을 디리스킹(위험 제거 등) 정책을 본격화하는 한편 전기차·배터리 등에 대한 폭탄 관세를 매기는 상황 탈출이 급선무여서 대만 문제는 뒷순위로 미룰 수 있다는 얘기다.

일단 라이 당선인이 중립 노선을 걷는다면 차이 총통 집권 때보다 '완화한' 대만 정책을 펴면서 실리를 취하고 대만 통일 작업은 국민당의 집권 이후에 본격화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첨단반도체 산업의 세계 선두권인 대만을 미국 등 서방 제재를 피할 '우회로'이자 '디딤돌'로 여긴다.

양안 관계는 국민당 소속으로 대만 섬 출신의 첫 총통인 리덩후이가 '특별한 국가 간 관계', 민진당 출신 첫 총통 천수이볜은 '쌍방 일국'으로 규정했던 탓에 중국이 반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차이 총통이 '중국과 대만은 서로 예속되지 않는 관계'로 규정하자 중국은 '독립 시도'로 보고 거친 반응을 보여왔다.

jinbi100@yna.co.kr,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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