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관계기록'에 적힌 '화장' 메모…5·18행불자 단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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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18민주화운동 시기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광주시의 '매장관계기록'에서 '화장'이란 단어가 적힌 메모가 발견돼 실종자의 주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모아진다.
17일 정수만 전 5·18유족회장과 한겨레에 따르면 16절지 갱지에 수성펜으로 작성된 이 메모엔 '지원동' '형무소' '화장-장의사 협회 연락'이란 글자와 함께 '자체 인도' '공원 묘지' 등 주검 처리와 관련돼 보이는 문구가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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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1980년 5·18민주화운동 시기에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광주시의 '매장관계기록'에서 '화장'이란 단어가 적힌 메모가 발견돼 실종자의 주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모아진다.
17일 정수만 전 5·18유족회장과 한겨레에 따르면 16절지 갱지에 수성펜으로 작성된 이 메모엔 '지원동' '형무소' '화장-장의사 협회 연락'이란 글자와 함께 '자체 인도' '공원 묘지' 등 주검 처리와 관련돼 보이는 문구가 적혀 있다.
특히 '5구' '6구' '28구' 등 구체적인 숫자를 명시하는 글자나 시간으로 추정되는 '12:15' '11:00' 이라는 숫자 표기도 등장한다.
이 메모는 정수만 전 유족회장이 1990년대에 확보해 스캐닝해 파일 형태로 보관하고 있던 것이다.
당시 정 회장은 개인적으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진상조사를 하기 위해 비슷한 유형의 자료들을 여러 방면에서 모아 왔다. 정확한 출처를 알지 못한 채 다른 자료들과 함께 한꺼번에 모아놨다가 2000년대에 들어 폐기하기 위해 다시 들여다봤는데 여기서 메모 형태의 이 문서를 발견하게 됐다.
이후 문서의 진위확인을 위해 직접 화장터를 둘러보거나 장의사를 만나봤지만 80년 5월 당시 근무했던 이들과 접촉하지 못해 규명하지 못했다.
최근 언론사 기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 문서의 존재를 알리게 됐고, 그 과정에서 '행방불명자'를 찾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모아졌다.
정 전 회장을 비롯해 5월 단체가 이 메모에 주목하는 것은 5·18 당시 사망한 것은 인정받았으나 주검을 찾지 못해 '행방불명' 처리된 희생자 73명의 행방을 찾는 데 단서가 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최근 활동을 종료한 5·18조사위의 집계에 따르면 행방불명 보상신청자는 총 242명으로 그중 84명이 인정받고 158명이 불인정 처리됐다.
인정된 84명 중 일치하는 유골이 발견되는 등 추후 신원이 확인돼 사망자로 전환된 것이 8명, 5·18과 관련없는 신고자로 파악된 것이 3명이다. 나머지 73명이 여전히 행방불명자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 메모에 화장과 함께 적힌 지원동과 형무소(각화동 옛 광주교도소)는 5·18 당시 희생자의 주검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종종 나왔었던 장소다.
정수만 전 회장은 "'화장'이라는 단어를 토대로 '주검 화장설'을 파헤칠 단서로 쓰일 수 있다"면서 "당시 시립묘지 위탁 관리업체 등을 상대로 면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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