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으로 야생동물 나오는 일본 학교 “점심은 사슴 고기 카레”

일본에서 포획한 사슴·멧돼지를 활용한 지비에(gibier, 야생동물 요리)를 급식으로 내놓는 초·중학교가 약1000개로 집계됐다고 일본농업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이 조사한 결과 지역에서 잡은 야생동물 고기를 급식재료로 사용하는 학교는 최근 5년간 2.5배 늘었다.

매체에 따르면 야생동물을 급식으로 활용하는 학교의 약 80%는 서일본에 집중됐다. 사람과 야생동물의 생활권이 가까운 산간지대가 많아 피해를 막기 위한 포획이 증가한 탓이다. 또 동일본의 경우 일부지역에선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여파로 출하가 제한됐다.

2017년 기준 야생동물을 급식재료로 사용한 학교 수는 19개 도도부현(都道府県·일본의 광역지방공공단체) 387개교다. 효고현 11개교, 오이타현 66개교, 나가사키현 39개교, 홋카이도 34개교 등이 포함됐다.

2018년은 오이타현 171개교, 효고현 121개교, 시마네현 65개교 등 569개교가 활용했다. 포획 수가 줄어든 2019년엔 감소했다가 2020년도 이후 다시 증가했다. 2022년엔 933개교가 야생동물을 활용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서일본 규슈에 위치한 오이타현이 176개교(4로 가장 많았다. 이어 효고현 143개교, 와카야마현 99개교, 홋카이도현 96개교, 나가노현 82개교 등 순이다.

특히 포획부터 육류 가공, 유통, 급식 조리까지 지역 일체형으로 진행하는 지자체가 잇따라나오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슴 고기 카레 등 아이가 먹기 쉬운 메뉴 개발도 진행되는 중이다.

지비에는 프랑스어로 사냥된 야생동물 또는 고기를 의미한다. 고단백·저칼로리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사슴 고기, 오리 고기, 말고기, 곰고기 등이 있다. 옛날부터 유럽 등의 지역에서 귀족이 먹는 고급 요리로 사랑받아 왔으나, 보통 육질이 딱딱하고 냄새가 나 요리하기 까다롭다.

윤소희 인턴기자 y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