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 “한국, 상대 꺾으려 철저히 분열돼…걱정 많아”

고향 방문 이틀째, 조찬 기도회 발언…“고향 떠났어도 기억하고 살아”
“취임 한 달 만에 광화문 50만 명씩 모였지만…눈 하나 깜빡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공과대학교 포스코 국제관에서 열린 조찬 기도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향인 경북 포항시를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조찬 기도회를 시작으로 이틀째 일정을 이어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쯤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포항시 남구 포스코국제관에서 열린 조찬 기도회에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고향을 떠났지만 기억하고 살았다”며 “늘 항상 낙서하다 보면 포항시, 포항시, 우연히 그렇게 쓴 것은 어릴 때 힘들게 살다가 떠났지만, 마음에는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국 사회의 실상에 대해 “한국은 지금 잘 살만한 데 그냥 분열이 아니고 상대를 꺾어내려는 마음으로 분열되어 참 어렵다”며 “철저히 분열됐다. 인정을 안 한다. 이런 것을 보면서 걱정을 많이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대통령) 취임 한 달 만에 광화문에 하루 50만 명씩 모여서 매일 미국 소고기 수입하면 광우병 걸린다고 해서 정신이 없었다”며 “아마 경험도 없고 기업을 하던 사람이니깐 물러날 거라고, 북한에서도 기대한 것 같은데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조찬 기도회에는 이강덕 포항시장,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왕수일 포항시 기독교 교회 연합회장 등이 함께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후 포항제일교회를 방문하고 포항 지역 경제인들과 만나 오찬 간담회를 한다. 그는 마지막 일정으로 천신일 세중 회장의 포스텍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한다. 천 회장은 이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 측근 인사로 불렸으며 고려대 61학번 동기다. 이 전 대통령은 이후 귀경길에 오르며 11년 만의 고향 방문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