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체류자 돕다 단속 공무원 상해…어느 버스 기사의 사연 [박진영의 뉴스 속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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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대구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서 일했다.
지난해 8월25일 오전, A씨가 몰던 버스엔 불법 체류자만 36명이 타고 있었다.
A씨는 그날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공무원들의 공무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당시 단속에 나섰던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측은 A씨 버스를 차량 3대로 에워싸고, A씨에게 불법 체류 외국인 단속 업무 중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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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공무원 11명 중 2명 선처
법무부 단속 인력 ‘태부족’
지난해 8월25일 오전, A씨가 몰던 버스엔 불법 체류자만 36명이 타고 있었다. A씨는 그날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공무원들의 공무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당시 단속에 나섰던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 측은 A씨 버스를 차량 3대로 에워싸고, A씨에게 불법 체류 외국인 단속 업무 중임을 알렸다.
그럼에도 A씨는 액셀을 밟았다. 버스로 뒤쪽 차량을 밀어내고 왼쪽 차량을 들이받아 약 154m를 주행하곤 버스 문을 열어 외국인들이 도망가게 했다. 그는 “도와주세요, 살려 주세요, 도망가세요”란 외국인들의 말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날 단속 현장에 나갔던 공무원 16명 중 11명이 다쳤다. 차량 3대는 손상됐다.
지난해 12월 1심은 “피고인이 단속에 놀라 우발적으로 범행하고, 피해 공무원들 상해 정도가 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죄책이 무겁고 피해자들이 처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을 맡은 대구고법 형사2부(재판장 정승규)는 지난 1일 “형이 너무 무겁다”는 A씨 항소 이유를 받아들여 원심 판결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2016년 체류 자격이 없는 외국인 12명을 고용해 징역형 집행유예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국가 기능을 해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도 높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며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고, 피해 공무원 2명이 선처해 달라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A씨와 검찰 모두 판결 선고일부터 7일 이내에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은 확정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체류자 단속 과정에서 다친 공무원은 72명에 달했다. 법무부는 “단속 현장 특성상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며 “고용주의 비협조, 한정된 단속 인력에 따른 어려움도 있다”고 애로 사항을 설명했다.
실제로 단속 인력이 태부족하다. 지난 3월 말 기준 불법 체류자는 41만9040명이었으나 단속 인력은 357명에 그쳤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한 명당 약 1174명의 불법 체류자를 맡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단속 과정에서 다친 불법 체류자는 9명이다. 이들이 외부 의료 기관을 이용할 경우, 진료비는 자비 부담이 원칙이다. 다만 진료비를 낼 능력이 없으면 국비로 부담할 수 있다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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