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응급의료 개척자’ 故 윤한덕 센터장 이름 딴 ‘윤한덕홀’ 5월 말 문 연다

조병욱 2024. 5. 17. 10: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 응급의료의 개척자로 불렸던 고(故) 윤한덕(1968년생·당시 51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이름을 딴 공간이 이달 말 문을 연다.

1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서울 중구에 있는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최근 사무실 이전을 마치고 회의실 겸 강당으로 쓰일 공간을 '윤한덕홀'로 명명하고 5월29일 오후 개소식을 개최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19년 설연휴 과로사, 각계 지적 5년만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내부
윤 센터장 이름 딴 회의실, 5월29일 개소

한국 응급의료의 개척자로 불렸던 고(故) 윤한덕(1968년생·당시 51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이름을 딴 공간이 이달 말 문을 연다.

고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 국립중앙의료원 제공.
17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서울 중구에 있는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최근 사무실 이전을 마치고 회의실 겸 강당으로 쓰일 공간을 ‘윤한덕홀’로 명명하고 5월29일 오후 개소식을 개최한다. 윤한덕홀은 최대 8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회의실 2개로 구성돼 직원들의 회의 및 교육 장소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중앙응급의료센터 한 관계자는 “최근 센터가 이전하면서 초창기부터 함께해주셨던 윤 전 센터장님을 기리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와 회의실에 윤 전 센터장 동판을 마련하고 개소식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윤 전 센터장의 사진이 새겨진 동판에는 “척박한 대한민국의 응급의료를 위해 젊음과 열정을 다 바치셨다.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한다"는 취지의 헌사가 담겼다. 

그동안 국립중앙의료원은 윤 전 센터장이 쓰던 사무실에 ‘복덕방’이란 이름을 붙여 추모공간 겸 직원들의 휴게 장소로 활용해 왔으나 지난해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등이 본격 추진되면서 그 공간이 사라지자 그에 따른 조치로 윤한덕홀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윤 전 센터장을 추모하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 지적에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일시적으로 한 파트를 만들어 놓은 게 있고, 장기적으로 당연히 최대한 우리 의료원을 위해 애쓰시고 국가를 위해 애쓰신 분들의 기록들은 최대한 보존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다.

고 윤한덕 센터장이 생전 사용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내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사무실 한편에 마련된 간이침대. 고인이 순직 후 발견된 지 이틀 뒤 촬영한 사진이다. 윤한덕기념사업회 제공
윤 전 센터장은 1998년 전남대 의대 1호 응급의학과 전문의 출신으로 2002년 복지부 소속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기획팀장(의무서기관)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2003년 이란 지진 구호 응급지원단, 2006년 스리랑카 쓰나미 피해지원 의료지원단 등에 참가했고, 2010년 응급의료지원팀장을 거쳐 2012년부터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맡아 순직 때까지 17년간 재직했다.

그는 이국종 당시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과 응급의료전용헬기를 도입했고, 권역외상센터 출범,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구축, 응급의료기관 평가제도 마련과 재난대응체계 수립 등 국내 응급의료 체계를 도맡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전 센터장은 2017년 6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의사협회가 한국의 면적당 의사밀도 통계를 바탕으로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주장을 담은 포스터를 올리며 “우리나라에 의사 수가 많다는 걸 의사 말고 누가 동의한다고 생각하는 걸까?”라고 남겼을 만큼 국민의 편익을 먼저 생각했던 인물로도 평가된다.

윤 전 센터장은 2019년 2월 설 명절에 혼자 병원에 남아 근무하다 순직했다. 발견 당시도 사무실 의자에 앉은 상태였다고 한다. 근로복지공단의 사후 조사 결과, 순직 전 3개월간 일주일 평균 121시간37분을 근무했고, 숨진 주에는 129시간30분을 일했다. 과로 기준인 주 60시간을 2배 이상 넘긴 수치다.

이 국군대전병원장은 “민족의 명절에 우리는 한국 사회에서 보기 어려운 영웅을 잃었다”며 윤 전 센터장을 추모하기도했다. 그는 윤 전 센터장의 5주기를 맞은 세계일보와의 지난 인터뷰에서 “윤 센터장은 언제나 현장 의료진에겐 사방에서 들어오는 압력과 의료계 부조리의 파도를 온몸으로 막아주던 방파제 같은 존재였다”며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이 있으면 우리가 제일 먼저 찾아가는 게 윤한덕이었다“고 회고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