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감염 환자, CD47 억제하면 중복감염 사망위험 낮춰"

이지현 2024. 5. 1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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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환자에게 특정 수용체(CD47) 발현을 억제하면 중복감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지환·정연욱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교수팀은 바이러스 감염 시 호흡기관 표면 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CD47 수용체가 중복감염을 유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17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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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의대 연구팀
연세대 의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환자에게 특정 수용체(CD47) 발현을 억제하면 중복감염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유지환·정연욱 연세대 의대 의생명과학부 교수팀은 바이러스 감염 시 호흡기관 표면 세포에서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는 CD47 수용체가 중복감염을 유발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이 수용체 발현을 억제하면 사망률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호흡기관인 코, 목, 폐 등의 표면에 있는 ‘호흡기 상피세포’는 외부 자극, 유해물질 등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장벽기능을 한다. 병원균을 만나면 면역세포를 활성화해 후천면역 반응을 촉진한다.

하지만 병원균 탓에 호흡기 상피세포까지 감염되면 면역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바이러스는 호흡기 상피세포 표면에서 세포 수용체의 정상 발현을 방해하고 면역 기능을 떨어뜨린다. 추가 감염을 유발하는 중복감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례로 황색포도상구균은 호흡기에 붙어 있다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력이 떨어지면 폐렴, 균혈증 등 중복감염을 일으킨다. 이를 치료하기 위한 항생제가 계속 개발되고 있지만 내성 세균이 늘어 근본 치료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황색포도상구균을 이용해 중복감염 기전을 파악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만 감염된 동물모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과 호흡기 상피세포에 황색포도상구균을 부착한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염증 정도와 생존율을 비교했다.

이를 통해 황색포도상구균이 남아있던 동물모델은 염증 정도가 심하고 생존율도 낮다는 게 확인됐다. 해당 동물모델의 호흡기 상피세포를 분석했더니 세포 수용체 CD47 발현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 CD47은 장벽기능을 담당하는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면서 면역기능을 떨어뜨리고 황색포도상구균이 호흡기 상피세포에 잘 붙어 있도록 돕는 것으로 확인됐다. 

CD47은 황색포도상구균 부착률을 높이는 세균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데에도 영향을 줬다. 이를 통해 동물모델은 혈액에 세균이 침투하는 균혈증이 생기면서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연구팀이 CD47을 억제했더니 염증 반응은 최대 45%, 중복감염 유발 균혈증 사망률은 최대 55% 감소했다.

유 교수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 더해 중복감염이 일어나는 기전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노인들에서 특정 세포 수용체를 조기에 억제하면 세균 중복감염으로 인한 2차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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