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라파 지상전 '카운트다운'…"하마스 숨통 차단"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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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 (AFP=연합뉴스)]
가자주민 수십만명의 희생 가능성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공격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지상전을 본격화할 것임을 선언했습니다.
AFP,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현지시간 16일 라파 일대에 "추가 병력이 진입할 것"이라며 "작전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라파 지역에서 군 지휘관들을 만난 후 "목표물 수백 개를 이미 공격했으며, 이 같은 활동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갈란트 장관은 또 이스라엘군이 라파에 있는 하마스의 땅굴 여럿을 파괴했다며 "하마스 조직은 재정비가 불가능하며 예비군과 보급품이 없고 테러리스트를 치료할 역량도 안 된다. 우리는 하마스를 지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스라엘 전시 내각의 일원인 갈란트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가자지구 피란민 100만명 이상이 밀집해 있는 라파를 상대로 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가열되면 민간인 희생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라파 지상전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NYT는 짚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라파에서 피어오르는 연기. (AFP=연합뉴스)]
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달 초순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직접 경고를 하는 등 국제 사회의 우려 속에 현재까지는 이스라엘 병력과 탱크가 라파 동부 지역을 상대로만 제한적인 급습을 벌이는 등 전면적인 지상전은 자제해 왔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라파 공격 강화가 하마스를 파괴하고,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작년 10월 7일의 기습 공격의 반복을 막기 위한 '중요한(critical) 부분'이라고 칭하며 라파 지상전의 당위성을 강조해 라파를 상대로 한 대대적인 공격이 임박했음을 시사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공중정찰 시찰차 이스라엘군을 만나 "라파에서의 전투는 중차대하다. 거기엔 하마스의 남은 병력이 있다. 게다가 라파는 하마스의 도주와 보급에 있어 숨통 역할도 하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필수적인 부분을 이루고 있는 이번 전투는 이번 전쟁의 많은 것들을 결정할 전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당국자 4명은 최근 며칠 사이 일부 하마스 무장대원들이 라파에서 도주, 민간인들 틈에 섞여 가자지구 북부로 향했다고 NYT에 밝혔습니다.
라파를 떠난 하마스 대원들이 몇명인지는 불확실하지만 이들의 도주는 라파를 상대로 한 그동안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최소한 상당수 하마스 대원은 타격을 입지 않았음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NYT는 짚었습니다.
가자전쟁이 8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이스라엘의 전쟁 접근 방식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는 미국에서는 하마스를 괴멸시키고 그 지도부를 제거하겠다는 이스라엘의 목표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언급이 공개적으로 나오는 상황입니다.
한편, 미 CNN 방송은 지난 13일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 2명을 인용,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전면적인 군사작전을 위해 필요한 병력을 충분히 집결시켰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바이든 대통령이 반대해온 라파 침공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렸는지 확실치 않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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