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민지 케이스도 있네? ‘비밀 매장’ 변신한 무신사 사무실[르포]

2024. 5. 17. 09: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20여 개 브랜드…뉴진스 민지 휴대폰 케이스도 단독 입점
무신사 엠프티 성수와 차별된 공간…“소비자 접근성 높일것”
서울 강남 신사동 640-2에 위치한 무신사 엠프티 압구정 베이스먼트. 좁은 골목 끝에 보이는 것이 매장으로 향하는 계단이다. 박병국 기자.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무신사가 태동한 여기가 내일(17일)부터 비밀매장 콘셉트의 무신사 엠프티(Empty)로 재탄생합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 신사동 640-2. 압구정 로데오 인근에서 무신사 엠프티 압구정 베이스먼트(E()pty Basement)를 찾아 헤매길 한참, 무신사 직원이 대로에서 손님들을 맞는다. 직원은 “찾기 쉽지 않죠?”라는 말을 건네며 대형슈퍼와 건물 사이 좁은 골목으로 안내했다.

갈길 잃은 시선이 골목 끝 하얀 계단에서 멈췄다. ‘엠프티 압구정 베이스먼트’의 첫 관문이다. 계단 주위로 막바지 준비로 분주한 직원들이 보였다.

이 장소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무신사의 본사였다. 2024년 1월까지는 무신사 스튜디오로 활용됐다. 리뉴얼은 올해 3월부터 시작됐다. 2개월 동안 이어진 작업을 거쳐 엠프티 압구정 베이스먼트라는 새로운 기지로 변신했다.

계단은 생각보다 한참 이어졌다. 하나씩 발을 디디딜 때마다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유로비트의 음악이 귀를 채웠다. 문을 열자 블랙과 화이트로 일관된 ‘힙한’ 공간이 펼쳐졌다. 규모는 약 1157㎡(약 350평). 압구정 편십숍 가운데 가장 크다.

매장은 220여 개의 브랜드로 채워졌다. 헬리녹스를 비롯해 노쿨러스, 디키즈, 모이프, 오호스, 패닉피자클럽 등 국내외 브랜드가 입점했다. 10개는 엠프티 1호점인 성수 매장에 없는 압구정 엠프티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다. ‘대세’ 아이돌 그룹 뉴진스의 민지가 사용해 인기를 끈 휴대폰 케이스 브랜드 그래그도 있었다. 그래그 역시 자사 브랜드몰을 제외하고, 엠프티 압구정 베이스먼트에 유일하게 자리를 폈다.

무신사 엠프티 압구정 베이스먼트(E()pty Basement) 내부. 박병국 기자.

매장 안에는 다양한 신발이 손님을 맞았다. 나무 기둥 형태의 오브제도 눈에 들어왔다. 기둥의 둘레가 네 아름은 족히 넘어 보인다. 슈즈탑으로 불리는 신발 장식장이다. 선반 형태의 외벽과 거울이 설치된 내벽으로 구성됐다. 슈즈탑 내부에는 의자가 있어 신발을 신어보거나 촬영할 수 있다. 외벽 선반에는 크록스, 살로몬, 노베스타 등 제품이 가득했다.

안내를 맡은 이현아 무신사 엠프티 마케팅팀 파트장은 “슈즈탑은 포토존으로 활용되도록 디자인과 배치에 신경을 썼다”며 “특히 압구정 매장은 성수보다 더 편하게 신발을 착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크게 구성했다”고 말했다. 피팅룸도 오브제 형태로 꾸몄다. 이곳도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여유로웠다.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채운 건 아니었다. 과거의 흔적도 일부 남겼다. 무신사 사무실 10년의 유산이다. 대표적으로 회의실로 쓰던 세 공간은 철거하지 않았다. 대회의실은 브랜드 노쿨러스로, 소회의실 2곳은 각각 디키즈와 앤더슨벨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이현아 파트장은 “기존의 회의실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공간을 브랜드 팝업이나 테마에 맞는 전시장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무신사 직원의 꿈을 밝혀주던 매듭형 조형물도 그대로 뒀다. 이강호 작가가 제작한 매듭형 조형물은 국내외 브랜드를 매듭처럼 엮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2012년의 처음 지하에 사무실을 만들 때 세웠던 포부다. 그 초심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과거 무신사 오피스로 쓰였던 엠프티 베이스먼트. [무신사 제공]

압구정 엠프티 베이스먼트는 성수에 이은 무신사 트레이딩(무신사 브랜드 비즈니스 전문 자회사)의 두 번째 오프라인 매장이다. 2022년 9월 성수에 처음 문을 연 무신사 엠프티는 ‘독창적인 셀렉트숍’을 표방했다. 대중적인 무신사 스토어 매장과도 달랐다. 인지도는 낮지만, 독창적인 브랜드로 채워졌다. 젊은 세대들은 환호했다. 남들과 다른, 또는 독창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졌다.

압구정 엠프티 베이스먼트의 성격은 조금 달랐다. 성수 엠프티보다 대중성이 짙게 느껴졌다. 이현아 파트장은 “압구정 엠프티 베이스먼트는 성수 엠프티보다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다”면서 “국내 브랜드나 합리적인 가격대의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실제 압구정 엠프티 베이스먼트의 외국·국내 브랜드 비율 계획은 60%·40%다. 70%·30%였던 성수 무신사 엠프티와 다른 지향점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하면서 ‘온라인 패션 강자’로 불리던 무신사의 영토는 더 확장됐다. 무신사의 PB(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 2021년 홍대에서 처음 문을 연 후, 분당까지 10개 매장으로 늘었다. 무신사는 성수와 압구정 외에도 엠프티의 출점 확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엠프티 압구정 베이스먼트에서 국내외 실험적인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거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감도 높은 성수 스토어의 정체성을 이어가면서 다채로운 기획으로 고객 경험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