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 영풍·고려아연의 엇갈린 성적표, 이유는?

박정일 2024. 5. 1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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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 간 이어졌던 고려아연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영풍의 실적이 더 악화했다.

영풍은 지난해 1분기 28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는데 올해 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

최근 영풍과 갈등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의 경우 올해 1분기에 오히려 수익성이 개선됐다.

증권가에서는 고려아연이 올해 호실적을 기록할 거라며 목표 주가를 줄줄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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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왼쪽부터) 고려아연 회장과 장형진 영풍 고문. 각사 제공.

75년 간 이어졌던 고려아연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영풍의 실적이 더 악화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상찮다.

전반적인 제조업 침체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동업관계였던 고려아연이 상대적으로 호실적을 거뒀다는 점을 봤을 때, 영풍의 경영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풍이 16일 공시한 올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액은 7414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8907억원)보다 16.8% 줄었다. 영풍의 매출액은 1분기 기준으로 2년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여기에 영업손실은 432억원으로 더욱 악화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풍은 지난해 1분기 28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는데 올해 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

영풍은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는 31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별도 기준으로도 102억원의 손실을 냈다. 매출액 역시 지난해 1분기 4133억원에서 올해 1분기 2919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악화가 본업인 제련업에서의 경쟁력 악화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 부문별 매출을 보면 올해 1분기 아연괴 매출은 2303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389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황산 매출도 117억원에서 88억원가량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아연과 황산 등 제련 부문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 역시 지난해 1분기 46.4%에서 올해 1분기 39.36%로 크게 줄었다.

여기에 자회사의 실적도 악화했다. 연성회로기판(FPCB)과 인쇄회로기판(PCB) 사업 부문의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5160억원에서 올해 1분기 5040억원으로 줄었다. 반도체 사업 부문 매출도 같은 기간 563억원에서 345억원으로 위축했다.

업계에서는 영풍의 이런 실적 악화가 단순히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업황 때문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영풍과 갈등을 겪고 있는 고려아연의 경우 올해 1분기에 오히려 수익성이 개선됐다.

고려아연의 1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1907억원으로 전년 동기(1549억원)보다 23.1% 늘었고, 연결 기준 영업이익도 184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보다 26.6% 증가했다.

고려아연 역시 아연 부문에서 국제 판매가격 하락 등으로 매출이 줄었지만, 연과 은 등의 매출 확대로 실적 개선을 이뤘다. 제련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경비 절감 노력 등으로 차별화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영풍과 고려아연 양사의 아연 부문 매출액 격차는 더 벌어졌다. 지난해 1분기 영풍과 고려아연은 이 부문에서 각각 3389억원, 681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3400억원가량의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각각 2303억원, 5963억원으로 격차가 3700억원 가량으로 벌어졌다.

증권가에서는 고려아연이 올해 호실적을 기록할 거라며 목표 주가를 줄줄이 올렸다. 고려아연 주가는 잠정 실적을 발표한 지난 3일 종가 기준 46만3000원에서 15일 51만4000원으로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영풍의 분기보고서가 공시된 15일에는 고려아연의 주가가 하루 만에 5.01%(2만4500원)이나 급상승했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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