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보다는 합리성?' 진화한 골퍼들의 선택, 클럽 구매 패턴도 변화 바람 '솔솔'[위크엔드골프라이프]

박상경 2024. 5.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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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 G430. 사진제공=골프존커머스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아마추어 골퍼들의 클럽 선택 기준은 뭘까.

그동안의 선택은 각자 다른 체형와 파워, 스피드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이른바 '쉬운 채'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한정된 연습 시간으로 단기간 내에 실력을 끌어 올릴 수 없는 '주말 골퍼' 입장에선 부족한 연습량을 보완할 수 있는 클럽의 힘을 바탕으로 필드에서 스코어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게 현실이었다.

2020년 이후 이런 아마추어 골퍼들의 선택 기준으로 추가된 것이 바로 '멋'이다. 최첨단 기술을 더해 매년 발매되는 신제품이 한동안 최우선 선택 기준이 됐다. 코로나19 시대에 클럽 주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의 영향이 컸다. 필드 스코어도 중요하지만 골프장에서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데 큰 가치를 둔 이들에게 신제품은 '필수요소'와 다름 없었다.

MZ열풍이 필드를 떠나며 골프 업계 침체에 대한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이런 클럽 선택 기준에도 조금씩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브리지스톤 V300 8. 사진제공=골프존커머스

국내 최대 온-오프라인 골프 용품 커머스인 골프존커머스가 최근 발표한 2024년 4월 클럽 판매 순위(오프라인 매장 판매 수량 기준)에 따르면, 남성용 드라이버와 우드, 유틸리티, 아이언 모두 신제품이 아닌 기존 제품이 1위에 올랐다.

드라이버(29.4%)와 우드(26.0%), 유틸리티(31.9%) 모두 2022년 11월 출시된 핑 G430이 1위를 차지했다. 드라이버 부문에선 지난 1월 발표된 테일러메이드 Qi10(27.4%)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우드, 유틸리티는 2위와의 격차가 각각 4.8%, 11.7%로 제법 컸다.

핑 시리즈는 초보자들도 쉽게 칠 수 있는 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소위 '골린이'들 사이에선 '핑 다이, 유 다이(PING die, you die)'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높은 관용성을 자랑한다. G430 시리즈는 2년 여를 향하는 현재까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이언도 마찬가지. '국민아이언'으로 불리는 브리지스톤 V300 시리즈가 남성 부문 1위에 올랐다. 하지만 2022년 발매된 8시리즈가 18.1%의 선택을 받은 반면, 2년 만에 새로 발매된 9시리즈는 10.3%(3위)로 꽤 큰 격차를 보였다.

이런 선택 배경엔 가격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젝시오12. 사진제공=골프존커머스

신제품 클럽은 출시년도에 대부분 할인 없이 정가에 판매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연식이 변경되는 와중에 같은 제조사에서 신제품이 발매되면,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가격은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연식이 지났지만, 신제품과 차이가 크지 않은 모델 쪽으로 소비자 수요가 몰린 모양새다.

'품평'도 원인으로 꼽힌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클럽 선택은 모델 물색에 이어 '사용자 후기'로 이어진다. 내가 원하는 클럽을 미리 사용해 본 이들의 실제 경험담을 중요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시타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클럽을 잡고, 사용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시간 제약이 만만치 않다. 비록 연식이 지났어도 아마추어 골퍼 사이에서 널리 쓰이고 인정 받은 제품들은 그만큼 신뢰가 갈 수밖에 없다.

아마추어 여성 골퍼 사이에서도 비슷한 경향은 이어졌다.

드라이버 부문 1위는 올해 발매된 젝시오13(11.2%)이 아닌 2022년 발매된 젝시오12(14.9%)였다. 2022년 발매된 테일러메이드 스텔스 글로리, 지난해 나온 PRGR LS가 각 부문 순위권에 오른 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우드와 유틸리티, 아이언은 모두 큰 차이로 젝시오13이 1위에 올라 남성 골퍼들과의 선택의 차이를 보였다.

업계 불황이 가시화된 가운데 아마추어 골퍼들의 클럽 구매 패턴도 합리성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양새다.

다만 이런 패턴이 올해 계속 유지될 지는 미지수. 골프 시즌이 시작되는 상반기에 할인 시즌이 겹치면서 전년도 제품 판매량이 증가하다가, 중-하반기에 들어 신제품이 강세를 보이는 패턴을 보였던 점을 참고할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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