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당권주자들 '보폭 넓히기'…유승민·한동훈 출마 여부 촉각

하지현 기자 2024. 5. 17.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총선 후 잠행…등판 가능성 솔솔
유승민, 현안 목소리 내며 출마 여부 고심
나경원·윤상현·안철수, 전대앞 활발한 행보
나경원 '정책' 윤상현 '혁신' 안철수 '채상병'
전당대회 시기·룰 개정 요구에 당 논의 주목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새로운민심 새민연 전국대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02.09.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당대회 시기와 룰 개정 논의에 착수하면서 유력 당권 주자들의 행보도 가시화되고 있다.

당 중진인 나경원·윤상현·안철수 의원이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는 가운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의 당권 도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참패 이후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이렇다 할 의사를 밝히지도 않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비대위원 및 사무처 당직자 등과 차례로 저녁 자리를 갖고, 윤석열 대통령의 만찬 요청은 건강상의 이유로 거절하는 등 자신의 정치 노선을 차분히 다져나가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에는 서울의 한 도서관에서 한 전 위원장을 봤다는 목격담이 퍼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언론을 통해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비윤(비윤석열)과 친한(친한동훈)계는 한 위원장의 출마 당위성을 강조하며 등판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친한계 핵심인 장동혁 의원은 전날 '김태현의 정치쇼' 라디오에서 "정치인은 민심이 부르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고, 민심이 부를 때 거부할 수 없는 게 정치"라며 힘을 실었다.

유승민 전 의원의 등판 여부도 당권 경쟁의 판을 바꿀 수 있어 당내에선 예의주시 중이다. 유 전 의원은 최근 자신의 지지자들과 만나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유 전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출마 여부를 확정하지 못했다"면서도 "제 출마가 정말 당의 변화를 위해 도움이 되겠느냐만 생각할 것"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전당대회 룰이 어떻게 되든 제 출마 여부 결정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면서도 "(일반 여론조사를 배제한) '당원투표 100%'로 하면서 당이 망가졌다. 당연히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과 한 전 위원장은 최근 뉴시스가 실시한 당 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일반 국민 인식에서는 유 전 의원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앞선 지지율을 보였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 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표 후보별 적합도는 유승민 전 의원이 28%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26%를 기록해 오차범위 ±3.1%포인트(p)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전체 응답자 중 자신을 국민의힘 지지층이라고 밝힌 34%의 후보별 적합도를 분석한 결과, 한동훈 전 위원장의 당 대표 적합도가 48%를 기록해 압도적이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관련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공동취재) 2024.04.11. photo@newsis.com


당내에서는 나경원 서울 동작을 당선인과 윤상현·안철수 의원 등이 유력 당권 후보로 거론된다. 나경원 당선인은 저출산 문제 해결 등 '정책' 현안에 초점을 맞추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전날 나 당선인이 주최한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저출산과 연금개혁' 세미나에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정점식 정책위의장과 유상범·배준영·전주혜·김용태 비대위원 등 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나 당선인은 지난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실의 압박으로 자진사퇴한 바 있다. 그는 "22대 국회는 특검이니 하는 정쟁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는 국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전당대회 룰 개정을 놓고는 후보들 중 유일하게 '당심'을 챙겨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당원투표 100%' 전당대회 룰 개정 요구를 두고 "당원 생각이 조금 더 반영되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느냐 정도 생각만 있다"고 답했다.

윤상현 의원도 연일 당의 '쇄신'을 강조하며 개혁 이미지 선점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그는 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이후 보수 재건 등을 논의하는 세미나를 다섯 차례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전날 주최한 '보수의 가치,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국민의힘이 공동묘지의 평화같이 너무나 조용하다"며 "모택동(마오쩌둥)이 문화대혁명을 하면서 공산당 본부를 폭파하라고 하지 않았나. 국민의힘도 중앙당을 폭파할 정도의 강력한 의지로 창조적 파괴를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토론자들도 "윤석열 정부 잔여임기 3년은 유사 내란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하는 건 다 따라 하는데 집권 동기가 뭔지 모르겠다"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으로 총선 패배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며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안철수 의원의 경우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비윤계 포지션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채상병 특검'과 관련 전날 오전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에 출연해 "찬성 의견에 변함이 없다"며 "대통령께서 자신이 있으시다면 오히려 선제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특검을 받겠다고 (하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의료계와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의대 증원 문제를 놓고는 1년 유예를 촉구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올해는 정원 규모를 현행대로 선발하고, 내년부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의대 증원 규모와 시기를 정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judyha@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