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이 한땀한땀 만들어 ‘억’ 소리 나네”…‘초럭셔리 쇼룸’ 가보니

김동은 기자(bridge@mk.co.kr) 2024. 5. 17.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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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명품 브랜드만 모아
일반 가정집 거실만 한 식탁
최고급 펜트하우스에 공급
1500만원 미니 테이블 눈길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
하반기 해운대에도 오픈

대한민국 최상위 0.1% 부자들의 주방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줄 장소가 서울 서초동에 들어섰다. 12층에 달하는 빌딩 전체가 국내 최고가 주택 펜트하우스에 설치된 최고급 이탈리아 가구를 전시하는 쇼룸으로 사용되고 있어 ‘럭셔리’를 꿈꾸는 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총 전시면적은 680평. 사무실과 전시장, 라운지로 쓰이는 3개 층을 제외한 9개 층에 주방가구, 시스템가구, 리빙을 비롯해 다수의 가구 브랜드관과 복합문화공간이 함께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 전시된 가구와 소품은 모두 이탈리아 브랜드다. 3층 전시장에 걸려있는 작품들도 이탈리아의 일러스트레이터 귀도 스카라보톨로의 것이다.

이탈리아 장인이 최고의 재료를 다듬어 만든 가구들이 국내 소비자에게 새롭게 선보인다. 하이엔드 가구 수입 전문회사 ‘넥시스디자인그룹’이 지난달 서울 서초동에 국내 최대 규모 멀티리빙 쇼룸 ‘넥시스 엠포리움 서울’을 개장했다.

미수라엠(MisuraEmme)의 워드로브. 내부를 갤러리처럼 감상할 수 있다. <넥시스 디자인 그룹>
매일경제는 최근 해당 쇼룸을 방문해 1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하이엔드 가구와 인테리어 디자인 브랜드 미수라엠(MisuraEmme)의 가구들을 11층에서 만나봤다. 쇼룸에 들어서자마자 마주친 붙박이장(워드로브)는 ‘럭셔리’ 그 자체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붙박이장은 1자(90㎝) 당 무려 1000만원 선이다. 옷장 내부를 비춰볼 수 있도록 정면이 유리로 돼있다. 내부의 의류와 액세서리를 언제든 살펴볼 수 있다. 장 외장재 마감은 원목은 기본이요, 라탄 소재 혹은 에코가죽 등으로 바꿀 수도 있다. 완벽한 맞춤형 디자인을 제공하는 셈이다.
미노티쿠치네(Minotticucine)의 아일랜드와 수납장. 석재로 마감했다. <넥시스 디자인 그룹>
한 층 아래로 내려오자 대리석과 원목으로 만든 커다란 아일랜드 식탁이 눈에 들어왔다. 부엌에 있어야할 아일랜드 식탁 사이즈가 전용면적 85㎡ 아파트 거실을 가득 채울 정도 크기다. 해당 아일랜드 식탁은 초고가 주방가구 브랜드 미노티쿠치네(Minotticucine) 제품이다. 중세시대부터 석재 채집과 가공 기술이 발달한 이탈리아 베로나 지역에서 1949년 설립된 회사다. 아일랜드의 상판은 두툼한 대리석을 통째로 깎아 만들었다. 같은 대리석이라도 재료를 다듬거나 식사를 하는 윗면은 부드럽게, 물이 흘러내려가야할 싱크보울 부분은 매끈하게, 장식성을 감안해야하는 측면부는 거칠게 돌의 질감을 그대로 드러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공했다.

싱크대 부분을 덮을 수 있는 원목 덮개도 설치돼 있다. 그저 나무라고 무시하면 곤란하다. 해당 원목 덮개는 성인남성이 힘을 주어 밀어야 열릴 정도로 묵직하다. 인덕션과 싱크대가 포함된 아일랜드, 주방기구를 수납할 수 있는 찬장과 수납장을 합친 평균 가격은 2억원을 훌쩍 넘는다. 이미 서울 한남동과 청담동을 비롯한 국내 최고급 아파트 펜트하우스에 설치됐다는 후문이다.

엘마(Elmar)의 아일랜드. 상부에 설치된 파이프는 주방 후드 역할과 동시에 스피커, 조명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넥시스 디자인 그룹>
다음 전시장에는 파이프 오르간처럼 생긴 두툼한 파이프들이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이들은 연기를 빼내는 후드 역할을 하는 동시에 스피커와 조명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파이프 아래에 설치된 아일랜드는 가림이나 수납장이 전혀 없이 얇은 상판과 가느다란 다리로만 구성돼 있다. 공중에 떠 있는 듯한 파이프와 단순하고 날렵한 디자인의 아일랜드가 미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이 제품을 만든 엘마(elmar)는 이동과 구성이 자유로운 모듈형 주방가구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8층에 전시장을 꾸민 페발까사(Febalcasa)는 유럽 2위의 종합가구 회사 소속 브랜드다. 다른 브랜드에 비해 경쾌하고 산뜻한 느낌을 준다. 석재와 목재로 중후한 느낌을 강조한 다른 브랜드와 달리 다양한 색상과 소재로 색다른 고급스러움을 표현했다. 한국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 중 하나라는 귀띔이다. 아일랜드 가격대는 5000만원부터 시작한다.

뒷면에 이탈리아 일러스트레이터 귀도 스카라보톨로(Guido Scarabottolo)의 작품을 프린팅한 라마쿠치네(Lamacucine)의 수납장 <넥시스 디자인 그룹>
6층과 7층은 넥시스디자인그룹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브랜드 라마쿠치네(Lamacucine)의 전시장이다. 내부가 보일 듯 말듯하게 전면 유리 위에 독특한 무늬를 입힌 주방용 수납장이 독특했다. 지금은 주방가구만 선보이고 있지만, 하반기에는 거실용 리빙가구로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라마쿠치네는 5~6년에 한 번 신제품 라인업을 선보이는 다른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와 달리 1년에 한 번씩 새로운 라인업을 공개한다. 유행에 민감한 의류업계의 경영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종종 예술가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색다른 가구를 선보이기도 하는데, 현재는 3층에서 전시 중인 귀도 스카라보톨로의 일러스트를 인쇄한 주방가구를 선보이고 있다.
죠바냐라(Giobagnara)의 가구로 꾸민 전시장 <넥시스 디자인 그룹>
5층은 기술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는 유로모빌(Euromobil)의 제품이다. 대표 모델인 ‘6(sei)’는 스테인리스스틸과 스톤를 비롯한 다양한 재질로 아일랜드 및 주방 수납장을 만드는데, 모든 제품의 상판 두께를 6㎜로 똑같이 맞췄다고 한다. 이 밖에 1층과 4층에는 가구 브랜드 죠바냐라(Giobagnara)가 아기자기한 1인용 사무가구와 책장, 의자, 소파, 각종 오브제 등을, 새롭게 주방가구로 폭을 넓히고 있는 팔퍼(Falper)가 모던한 디자인의 주방 시스템을 전시하고 있었다.

넥시스디자인그룹 관계자는 “하반기 부산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 또 다른 쇼룸 ‘넥서스 엠포리움 해운대’를 개장할 예정”이라며 “이탈리아 저택을 콘셉트로 실제 사람이 사는 집처럼 전시장 전체를 꾸몄으며, 옥상 라운지에서는 바다를 바라보며 쾌적한 휴식을 즐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넥서스 엠포리움 서울 방문은 전화 예약을 통해 100% 사전 예약제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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