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女의장 추미애보다 明心?" 나경원 비판…"재집권 플랜 고민" 한동훈 향했나

22대 국회 출범 전 연금개혁·저출산대책 세미나 '세몰이'로 주목받은 羅
민주 의장후보에 우원식, 秋 탈락 이변 두고 "明心대로면 정당민주주의 말살"
韓 견제보단 "당 개혁, 재집권 고민"…세미나선 '연금 지속성·출산크레딧 10년' 제언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저출산과 연금개혁' 세미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문답 중인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당선인(왼쪽).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제22대 국회 전반기 의장 후보 경선에서 5선 우원식 의원에게 석패한 뒤 표정이 어두워진 추미애 경기 하남갑 당선인(오른쪽).<디지털타임스 사진·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의 싱크탱크 PACT와 윤창현 의원실이 공동주최한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저출산과 연금개혁' 세미나에서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주요당직자, 21대 국회의원·22대 당선인, 인구·연금문제 전문가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도전 여부로 주목받는 나경원 국회의원 당선인(서울 동작을·5선)은 더불어민주당이 제22대 국회 전반기 의장 후보로 6선 추미애 당선인이 아닌 5선 우원식 의원을 선출한 반전 투표 결과에 '명심(明心·이재명 당대표 의중)이 좌우했다면 더 크게 우려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첫 여성 의장 탄생 좌절' 측면에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나경원 당선인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윤창현 의원실과 공동주최한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내일을 위한 저출산과 연금개혁' 세미나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22대 국회 의회주의 복원을 이야기했는데 우원식 의장 후보 선출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처럼 답변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이 그동안 너무 이 대표 (중심) 1당 체제의 모습을 보인 것에 굉장히 우려가 컸는데 우 의원도 오늘 아침 '이 대표의 마음이 본인에게 있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가 결정하는 방식이 아니었다면'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정밀 '명심'이 우 의원에게 가서 결정됐다면 더 큰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뜻 축하 인사부터 꺼내지 못한 나 당선인은 "개인적으론 '의회 역사상 여성 의장이 한명도 없었기 때문에 추 당선인이 된다면 그런 의미가 있겠구나' 생각은 해봤었다"고 했다. "의회민주주의 복원을 위해선 정당민주주의가 돼야하는데 (원내대표 추대부터) 그런 부분이 사실상 말살된 민주당과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된다"고도 했다.

여당 국회부의장 후보 출마 여부엔 "아직 제가 뭘 할지 결정을 못 했다"며 거리를 뒀다. 그는 "사실 의장도 '당연히 (제1당인) 민주당이 된다는 생각도 전환이 필요할 때"라며 "여소야대에도 여당이 의장을 맡은 적이 왕왕 있었다. 최초로 여당 국회의장이 나온 게 2002년, 박관용 (16대 후반기)의장이었다"고 폭 넓은 원 구성 협상을 촉구했다.

나 당선인은 지난 14일 수도권 낙선자들과 만찬을 가진 데 이어 이번 세미나가 당권 행보 몸풀기란 시각엔 "일일이 밥 먹는 것도 당권과 연결하시니 밥도 못 먹겠다"면서도 "솔직히 제가 고민하는 부분은 우리 당이 앞으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느냐, 우리의 재집권 플랜은 어떻게 돼야하는지와 당의 개혁은 어떻게 돼야하는지"라고 열어뒀다.

22대 국회가 특검 등 정쟁에 몰입할 게 아니라 저출산 대응·연금개혁 등 '국가 대개조'에 집중하자는 취지로 열린 나 당선인의 세미나엔 '황우여 비대위' 사실상 전원이 참석하고 21대 의원·22대 당선인 30여명도 자리했다. 나 당선인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대표 출마 여부엔 "누구 출마가 맞다 틀리다 제가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지난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윤(親윤석열)계 비대위가 당헌 개정으로 도입한 '책임당원투표 100%' 전대 룰을 고쳐 국민여론조사를 5대 5 수준으로 반영하잔 당 일각의 요구에 관해선 "(공직후보자가 아닌) 당대표·최고위원은 (민심을 반영하되) 아무래도 당원 반영이 좀 더 많아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개정 전 '당심 7·여론 3'에 가까워 보인다.

한편 나 당선인이 이사장을 맡은 싱크탱크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PACT)'이 이날 세미나 개최를 주도했다. 권다은 KDI(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인구정책연구실 박사는 기조발제에서 국민연금 관련 "세금", "받을 수 없는 돈", "지급보장 명문화는 공수표", "속았다" 등 2030세대 인식을 전하며 연금 재정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또 1950년 이후 출생 신(新)노년의 노인빈곤율이 30% 이하로 내려가는 등 세대의 질적인 변화로 단순 소득보장보단 '일할 기회 제공'이 필요하다고 봤다. '고령층 70%' 대상 기초연금을 '선별적으로 취약계층에 더 두텁게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국민연금·퇴직연금·주택연금과 연계한 노후소득 보장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출산 대책에 관해선 '출산 크레딧(국민연금 가입기간 추가 산입)' 범위를 현행 '둘째 아이부터 1년'에서 '첫 아이부터, 1명당 2년'으로 늘려 국고 보조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나 당선인은 미래세대의 연금 불신 해소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저출산과 연계해, 자녀 1명당 '양육'까지 고려해 출산 크레딧을 10년으로 대폭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토론자인 이강구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 정인영 국민연금연구원 연금제도연구실 부연구위원이 'KDI가 발표한 신연금 개혁안 도입 제안과 출산 시 연금 혜택 부여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고, 나 당선인은 구(舊)연금과 분리된 미래세대의 신연금 계정을 신설해 기대소득비 1(낸 만큼 받는)로 운용하는 안을 지지했다.

경제학 교수 출신 윤창현 의원도 토론에 나서, 그동안 국회 연금개혁특위 논의에 개악안이 포함됐었다며 "연금제도는 (핵심이) 신뢰성"이라고 지적했다. 22대 국회엔 '낸 만큼 받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연금체계 구축을 주문했다. 한편 경제학 교수 출신 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종석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 민간위원장도 외빈으로 자리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