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행운은 나의 편" MZ세대 취향저격한 '원영적사고' 뭐길래?

이소은 기자 2024. 5. 17.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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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아이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원영 인 스페인' 브이로그 영상에서 장원영은 스페인 현지의 한 빵집을 찾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원영은 "앞 사람이 제가 사려는 빵을 다 사 가서 너무 럭키하게(운좋게) 제가 새로 갓 나온 빵을 받게 됐지 뭐예요? 역시 행운의 여신은 나의 편이야"라고 말하며 활짝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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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브의 장원영이 크리스마스인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2023 SBS 가요대전'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작년 9월 아이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원영 인 스페인' 브이로그 영상에서 장원영은 스페인 현지의 한 빵집을 찾았다. 앞 사람이 장원영이 사려던 빵을 다 사간 탓에 조금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원영은 "앞 사람이 제가 사려는 빵을 다 사 가서 너무 럭키하게(운좋게) 제가 새로 갓 나온 빵을 받게 됐지 뭐예요? 역시 행운의 여신은 나의 편이야"라고 말하며 활짝 웃어보였다.

이처럼 기다림을 불평하기보다 긍정적으로 상황에 대처하는 걸그룹 '아이브' 멤버 장원영의 초긍정 화법이 대세다.

17일 뉴스1에 따르면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힘들거나 어려운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이른바 '원영적 사고'가 유행하고 있다. 장원영의 영어 이름 '비키'를 활용해 '럭키비키'라고도 한다.

2년 차 금융계 사회초년생 홍 모씨(24·여)는 "원래도 감정 기복이 크고 사소한 짜증도 자주 내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은 적이 1년에 한두 번씩 꼭 있었다"며 "우스갯소리지만 요즘 유행하는 원영적 사고로 몇 번 긍정적으로 말을 해보니 생각보다 심각했던 게 별일이 아닌 것 같더라"라고 했다.

이같은 밈(Meme·인터넷 유행어)은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으로도 명성을 얻으며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다. 과거 기성세대와 달리 어려운 여건에서도 스스로 행복을 찾으려는 태도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결국 현실 극복이 힘들어 정신적으로나마 위안을 얻으려는 사회상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심리학자들은 긍정 심리학 관점에서 원영적 사고는 개인과 사회에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스스로 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할 경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감소하면서 교감신경도 안정되고 면역력도 향상된다는 것이다.

과거에도 2030세대 중심으로 '오히려 좋아', '중꺾마(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같이 자신의 감정을 긍정적으로 다스리는 밈들이 있었다. 이와 반대로 불합리한 사회적 환경이나 구조를 탓하는 호소에 공감을 거부하고 조롱하는 '누칼협(누가 칼 들고 협박했냐)', 방관자적인 태도를 의미하는 '내가 알 바 아니다'의 준말 '알빠노' 등도 유행했다.

이런 심리가 투영된 밈들이 2030세대 중심으로 유행하는 것은 과거 기성세대와는 차별화되는 고유한 특징이라는 분석도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1997년 IMF 외환 위기 때는 모두가 우울하고 미래에도 부정적일 거라는 분위기가 팽배했다"면서 "지금 젊은 세대들은 허무맹랑한 소리라도 긍정적인 말들을 많이 뱉고 스스로 극복하고 감정을 공유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했다.

반면 어려운 현실을 유머로 승화하고 서로 위로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힘든 현실을 반영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실패했더라도 극복해야 하는데 못 하겠으니 정신 승리라도 하겠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지나치게 초긍정적인 사고방식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자신의 마음가짐이나 기분 탓 정도로 축소해 바라보게 하는 등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힘든 상황일수록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당연히 권장해야 하지만 현실을 회피하거나 갖가지 핑계를 대는 '자기불구화'로 빠지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며 "먼저 자신의 현실을 정확히 인지하고 낙관적 환상에 빠지지 않는 상황에서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고방식이 건강하다"고 덧붙였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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