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부터 정부까지 감동시킨 이상일 용인시장의 '편지 리더십'

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 2024. 5. 1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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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교 민원 청취 후 즉각적인 후속 조치
학생들 감사 편지에 직접 손글씨 답장 보내
공무원 처우 개선 위해 장관에게 서한도
이상민 장관, 이 시장 제안 '수용' 의사 밝혀
공무원 노조도 이례적으로 시장 호평 성명
학생들에게 손편지를 쓰고 있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모습. 용인특례시 제공


"시장에게 편지도 보내주고 너무 고마워요. 많이 배우고 멋진 꿈을 가꾸면서 용인과 나라를 위해 훌륭한 인재가 되길 바랍니다."

최근 경기도 용인 성산초등학교에 편지 수십 통이 날아들었다. 발신인은 모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다.

지난달 성산초의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한 이 시장은 학교 측으로부터 민원을 받았다. 진입로 인근 육교가 낮아 학습용 버스 이용이 어려워 학생들이 800m가량 떨어진 도로변에서 승하차를 하면서 불편과 불안을 겪는다는 취지였다.

이 시장의 반응은 빨랐다. 담당 부서장을 불러 실태 파악부터 지시, 현장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접근성이 좋은 경전철 보평역 앞 공간을 주목했다. 이곳에 별도 승하차 공간을 만들어 이동 편의성을 개선하겠다는 게 시의 대책이었다.

그러고는 승하차 구역을 만드는 데 걸린 기간은 단 20일.

즉각적인 후속 조치는 애로사항을 제기한 교장은 물론 학생들 마음까지 흔들었다. 성산초 전교어린이회는 통학환경을 발빠르게 개선해 준 이 시장에게 감사 편지를 띄웠다.

48명의 학생들이 정성스레 눌러 쓴 손편지에는 "시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노력하시는 모습 정말 멋지신 것 같아요",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게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등의 글귀가 적혀 있다.

이에 이 시장은 또 한번 반응했다. 학생들의 깨알 같은 감사 인사에 직접 손글씨로 응답하기로 한 것.

이 시장은 주말 휴일이던 지난 11~12일 지역 행사 일정 등을 다니면서도 새벽 시간까지 틈틈이 답장을 써내려 갔다고 한다. 앞서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실명을 밝힌 43명은 물론, 전교생을 대상으로도 장문의 답변을 적었다.

전교생에게 보낸 네 쪽 분량의 답장에서 이 시장은 "체험학습 과정의 불편 해소에 대한 감사의 뜻이 담긴 편지를 시장에게 보내줘 감사하다"며 "학생들이 보다 훌륭한 학습 환경에서 더 많이 배울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하며 보람을 느낀다"고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모든 학생들이 용인과 나라의 인재로 성장해서 여러 분야에서 많은 역할을 하리라 믿는다"며 "앞으로도 도울 일 있으면 적극 돕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시장의 편지는 지난 13일 학생들에게 전달됐고, 이에 대해 강원하 교장을 비롯한 학교 측은 "시장의 편지를 받을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진심을 다하는 모습에 감사와 경의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상일 시장이 행정안전부 차관을 만나 시의 현안을 건의했다. 용인특례시 제공


이 시장의 편지가 화제가 된 건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최근 이슈로 떠오른 공무원들의 직업 이탈 문제와 관련, 공무원 이탈 방지와 처우 개선을 위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직접 서한을 보낸 바 있다.

행안부에서 정하는 지자체 기준인력과 기준인건비 등을 인구 규모와 행정 수요에 맞게 현실화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을 편지에 담아 중앙정부에 건의한 것이다.

서한에는 "용인특례시의 경우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반도체 특화 신도시 조성 등 대형 프로젝트 추진으로 행정 업무량이 폭주한다"며 "그러나 행안부의 기준인력 동결로 공무원 1인당 주민 수는 경기도 내 최고(1인당 333명)여서 우리 직원들이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호소가 담겼다.

이후 이상민 장관은 '제안을 적극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이 시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사례와 근거 제시에 장관이 화답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진심'에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격려와 찬사가 끊이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해 반도체 국가산단 등 유치에 대한 시정 성과를 호평하는 보도자료를 냈던 용인시 공무원노조는 공무원 처우 개선에 팔을 걷어붙인 이 시장을 거듭 치켜세우고 나섰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취임 21개월 동안 노조와 10차례 소통하며 공무원의 처우 개선에 앞장서 왔다"며 "직원들의 안전과 처우 개선이라면 언제라도 전화기를 들 자세가 된 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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