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쌀로 만든 맥주...“가루쌀에서 해법 찾았죠”

박하늘 기자 2024. 5. 1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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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쌀(분질미)을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것은 물론 생산한 가루쌀을 맥주 제조에 활용할 방도를 모색하는 영농조합법인이 있다.

안두현 대표가 가루쌀 재배에 뛰어든 건 정부 차원의 가루쌀 전문생산단지 육성사업이 본격화한 지난해보다 5년이나 이른 2018년이다.

일반 벼는 드문모심기 같은 소식재배가 확산하면서 모판당 52포기를 심기도 하는데, 가루쌀은 세포분열이 많이 안되는 특성이 있어 80포기를 심어야 최대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안 대표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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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쌀 우수 생산단지를 가다] (3)·끝 영실영농법인 <경남 산청>
보리 대체 가능…연내 상품화
올해 50농가 참여 108㏊ 재배
안두현 영실영농조합법인 대표가 맥주 생산시설 앞에서 그간 직접 개발한 맥주를 소개하고 있다.

가루쌀(분질미)을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것은 물론 생산한 가루쌀을 맥주 제조에 활용할 방도를 모색하는 영농조합법인이 있다. 경남 산청에 있는 영실영농조합법인(대표 안두현)이 그 주인공이다.

안두현 대표가 가루쌀 재배에 뛰어든 건 정부 차원의 가루쌀 전문생산단지 육성사업이 본격화한 지난해보다 5년이나 이른 2018년이다. 쌀 소비는 줄어드는데 공급량이 계속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안 대표는 국산 쌀을 활용해 맥주를 개발하기로 결심했다.

안 대표는 “맥주 제조에 일반 쌀을 사용하려고 하니 경도가 높아 전처리 과정이 어려웠다”면서 “잘 부서지는 가루쌀을 보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혼자서 3㏊(9075평)로 시작했던 가루쌀 재배규모는 지난해 42농가가 참여하면서 66.3㏊(20만558평)로 늘었다. 올해는 50농가가 참여해 모두 108㏊(32만6700평)에서 재배할 계획이다.

남들보다 일찍 가루쌀 재배를 시작한 덕분에 생산 노하우도 쌓였다. 대표적인 게 혹명나방 방제다. 이 해충은 6∼7월 중국에서 날아와 국내 벼농가에 큰 피해를 준다.

안 대표는 “일반 벼는 혹명나방 방제를 보통 7∼9월에 하는데, 가루쌀이 일반 벼보다 이앙시기가 늦어 혹명나방 방제를 늦게 한 결과 피해를 많이 봤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혹명나방 방제를 일반 벼와 비슷한 시기에 하거나 오히려 조금 빨리 하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해충 방제 횟수도 일반 벼(3회)보다 많은 5회 정도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판당 적정 식재 포기수가 80포기라는 것도 찾아냈다. 일반 벼는 드문모심기 같은 소식재배가 확산하면서 모판당 52포기를 심기도 하는데, 가루쌀은 세포분열이 많이 안되는 특성이 있어 80포기를 심어야 최대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안 대표의 얘기다. 영실영농조합법인은 모 품질을 균일화하기 위해 공동육묘장에서 양질의 모를 생산한다.

가루쌀 이모작으로는 사료작물인 이탈리안라이그라스(IRG)를 재배한다. IRG는 10월말 가루쌀을 수확하기 전 드론을 통해 파종해 이듬해 5월 수확한다. 영농조합법인에 참여한 농가들이 키우는 한우가 1000마리쯤 되는데 수확한 IRG를 급여함으로써 사료비의 30%가량을 절감한다.

영실영농조합법인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시행한 ‘제1회 가루쌀 우수 생산단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안 대표는 “우리 법인은 올해 국산 가루쌀로 만든 맥주를 처음으로 상품화할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맥주 제조에 들어가는 보리의 30%를 가루쌀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루쌀 수요를 늘려 생산을 활성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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