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 예상 깨고 발탁...리콴유家 51년 통치 이어받은 ‘서민 총리’

김휘원 기자 2024. 5. 17.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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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새 총리 싱가포르 로런스 웡
15일 신임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왼쪽)가 전임 리셴룽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싱가포르의 로런스 웡(52) 신임 총리가 지난 15일 취임하면서, 싱가포르가 20년 만에 새 지도자를 맞게 됐다.

그동안 싱가포르 총리는 ‘국부(國父)’로 불리는 리콴유(1959~1990년 재임)와 그 맏아들 리셴룽, 두 부자가 지난 51년 동안 맡아왔다. 새 총리 역시 리셴룽의 아들인 리홍이가 물려받아 한 집안에서 3대 세습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서민 출신의 웡 총리가 새로 취임하면서 일단 세습의 고리는 끊긴 모양새다.

싱가포르의 총리는 투표 절차 없이 여당 지도부가 논의를 거쳐 지명한다. 건국 이후 싱가포르는 줄곧 인민행동당(PAP)이 집권해왔다. 총리 임기는 따로 정해지지 않아서, 장기 집권도 가능하다. 웡 총리는 이런 전례에 따라 2년 전 리 총리의 후계자로 낙점됐고, 지난 15일 새 총리가 됐다.

웡 총리는 1965년 싱가포르가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독립한 뒤 태어난 첫 지도자다. 여당 인민행동당을 이끄는 젊은 정치인 그룹인 ‘4세대 그룹(4G)’ 중 한 명으로도 꼽힌다. 직전까진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지냈다.

웡 총리는 엘리트 출신이 다수인 싱가포르 정계에선 보기 드문 서민 출신 관료로도 꼽힌다. 아버지는 영업사원, 어머니는 공립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해외 유학 갈 형편이 못 됐지만 싱가포르 국가 장학금을 받은 덕분에 미국 주립대 위스콘신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싱가포르의 상당수 고위 관료들이 영국 명문대를 나온 것과 대조적이다.

공직 입문 후엔 차근차근 승진 코스를 밟았다. 1997년 정부 부처인 무역부에서 연구원으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재무부·보건부를 거쳐 2005년부터 3년여간 리셴룽 총리의 개인 비서로 일했다. 싱가포르 에너지시장청장도 지냈다. 2011년엔 총선에서 당선되면서 정계에 발을 들였고, 지역사회청년부 장관·국가발전부 장관을 역임했다. 2022년 부총리에 올라 코로나 태스크포스의 공동 의장을 맡았고, 그해 리셴룽의 후계자로 낙점됐다.

웡 총리가 새로 취임하긴 했지만, 리셴룽 전 총리의 영향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계속 나온다. 그의 아버지 리콴유도 퇴임 후 선임 장관으로 20년간 지내면서 물밑 활동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웡 총리도 이달 초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경험이 많은 전임자를 정부는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때문에 웡 총리가 향후 리셴룽 전 총리의 아들 리홍이가 총리가 물려받기 이전까지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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