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호중측 “술잔에 입만 댔지 안 마셔”… 경찰, 자택 등 압수수색

손준영 기자 2024. 5. 17.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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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사고 직전 유흥주점에서 대리기사를 이용해 자택에 귀가했지만 이후 다시 차량을 끌고 다른 술집으로 향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김 씨가 사고를 내고 조사관으로부터 수 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출석 요구를 받고도 약 17시간 후에야 경찰서를 찾은 점, 사고 당시 김 씨가 비틀거리며 운전한 점 등을 고려해 주장의 신빙성을 따져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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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던 블박 카드, 매니저가 파손… 다른 매니저는 구리로 피신 시켜
경찰, 4명이 조직적 은폐 판단
“金, 유흥주점서 대리 불러 귀가후
운전해 다른 주점 가다 사고내”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33)가 사고 직전 유흥주점에서 대리기사를 이용해 자택에 귀가했지만 이후 다시 차량을 끌고 다른 술집으로 향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주점 동석자와 직원들을 불러 조사하는 한편 주점 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있다. 사고 직후 김 씨의 매니저가 거짓 자백을 하는 동안 다른 매니저가 김 씨를 경기 구리시의 한 호텔로 피신시킨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김 씨 소속사가 뺑소니 은폐를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보고 16일 소속사와 김 씨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 “술잔에 입만 댔다”… 경찰 CCTV 분석 중

이날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 씨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유흥주점을 방문했다. 김 씨의 외사촌 형이자 소속사 ‘생각 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이광득 씨(41)가 다른 관계자 3명과 모인 자리에 인사차 합류했다고 한다. 김 씨는 주점에서 나와 유흥주점 대리기사를 불러 자신 명의의 고급 승용차에 탑승해 집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로부터 50분 뒤 김 씨는 집에서 다시 자신의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직접 몰고 다른 술집으로 향하다가 사고를 냈다고 한다.

김 씨 측은 음주운전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주점에서 술잔에 입을 대긴 했지만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서 마시진 않았다는 주장이다. 소속사 관계자는 “김 씨는 술 대신 ‘17차’를 마셨다”고 했다. 사고를 낸 건 운전 미숙 때문이었고, 직후 달아난 건 충격 탓에 심한 공황에 빠졌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김 씨가 사고를 내고 조사관으로부터 수 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출석 요구를 받고도 약 17시간 후에야 경찰서를 찾은 점, 사고 당시 김 씨가 비틀거리며 운전한 점 등을 고려해 주장의 신빙성을 따져보고 있다. 이를 위해 술자리 동석자와 주점 직원 등을 불러 조사했고, 주점 안팎의 CCTV를 분석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

김 씨가 방문한 주점에서 접대부가 동석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소속사 측은 “김 씨는 유흥을 즐기러 온 것이 아니고 지인들에게 인사차 방문한 것일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 뺑소니 은폐에 소속사 총출동… 김 씨 관여 수사

사고낸 후 통화하며 유유히 사라져 김호중 씨가 9일 오후 사고를 낸 직후 누군가에게 전화하는 모습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 화면. 채널A 화면 캡처
경찰은 김 씨 소속사의 조직적 은폐 여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사고 직후 김 씨 매니저 총 3명 중 1명은 그를 회사 차량에 태워 약 11km 떨어진 구리시의 한 호텔로 피신시켰다. 소속사 관계자는 “취재진이 김 씨 자택에 몰릴 것을 우려해 조처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니저는 김 씨의 옷으로 바꿔 입고 경찰에 출석해 거짓 자백을 한 혐의(범인도피)로 입건된 상태다. 나머지 매니저 1명은 사고 직후 김 씨 차량 블랙박스에서 메모리카드를 빼내 파손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 김 씨가 관여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형법상 범인도피 혐의는 교사범(시킨 사람)뿐만 아니라 방조범도 처벌될 수 있다. 김 씨가 사고 후 매니저에게 직접 전화해 경찰 출석 등 사건 처리를 요청하고 옷도 벗어준 것으로 알려진 만큼, 김 씨가 죄를 피할 의도가 있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김 씨와 이 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16일 오후 6시 30분경부터 압수수색했다.

이 씨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한 매니저가 본인 판단으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먼저 제거했고, (거짓)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다른 매니저에게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 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부탁한 건 나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 당사자가 김 씨란 게 알려지면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두려웠다”고 밝혔다. 4촌 이내 인척에겐 범인도피 혐의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경찰은 이를 사전에 계산한 주장인지도 따져보고 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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