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 빗겨난 우원식 선출…이재명, 연임 가능할까

조성은 2024. 5. 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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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당대표 연임, 깊이 생각할 단계 아니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초선 당선자 워크숍에 참석해 박찬대 원내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웃음짓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더불어민주당에 '이재명 당대표 연임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16일 국회의장 후보로 '명심(明心·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실린 추미애 당선인이 아닌 우원식 의원이 결정됐다. 당내에서는 당혹감과 함께 '이재명 일극 체제'에 대한 불만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명 색채가 강해진 '2기 이재명 체제'를 앞두고 이 대표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것이다.

16일 민주당은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우 의원이 추 당선인은 제치고 선출된 데 대해 이 대표는 "당선인들의 판단이기 때문에 그게 당심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입원 치료를 마치고 이날 당무에 복귀했다. 그는 '의장 후보 경선에 이 대표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질문에 "저도 한 표"라며 당대표 연임론에 대해 "아직 임기가 네 달 가까이 남았기 때문에 그걸 깊이 생각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 연임론을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총선 결과로 이 대표 체제의 리더십이 정말 공고해지고 확고해졌다"며 "22대 국회에도 국민의 과분한 성원으로 큰 의석을 갖게 되었는데, 이 큰 의석을 지휘해 나가려면 리더십이 확인된 이 대표가 연임하는 것이 당연하고 또 자연스러운 일 아니냐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라고 전했다.

이날 우 의원이 추 당선인을 제치고 후보로 선출된 데 대해 당내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룬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친명계인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사퇴하면서 명심은 100% 추 당선인에게 향했다, 게임 끝났다 생각했다"면서도 "무기명 투표다 보니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대표에게 불만이 있어서는 아닌 것 같다"면서도 "원내대표 선출 과정부터 이게 무슨 공산당도 아니고 후보를 정리하고 한 명을 추대하는 게 민주적이냐는 의문이 있었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장까지 이런 식으로 정리하면 안 된다는 의식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 친명계 의원은 "우 의원을 뽑았다"면서 "우 의원이 당내 활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그걸 오랫동안 지켜본 의원들은 그의 손을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 당선인이 당원에게 높은 지지를 받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당원들의 뜻을 무시할 수 없지만, 입장 표명을 하지 않은 분들의 상당수는 우 의원을 뽑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선수 높은 의원들 사이에서 경험에 의해 추미애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재선이나 3선 이상 경험한 분들은 우려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 대표에게는 추미애나 우원식이나 상관없다"고 단언했다.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을 위한 당선자 총회에서 이재명 대표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이새롬 기자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오히려 친명일색이라는 불안감,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면서 "이 대표가 이걸로 물러날 것도 아니고 이 대표 외의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수민 정치평론가도 통화에서 "원내대표가 '찐명' 박찬대 의원 단독 입후보로 선출되었는데 국회의장까지 명심으로 추 당선인을 내세웠다면 이 대표의 부담감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봤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재명 연임론'에 대해 "나올 사람은 많다. 5~6선이 저렇게 있는데 다 한번은 대표하고 싶을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저런 분위기에서 괜히 했다가 또 개딸들에게 역적될까봐 눈치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후보가 안 나오는 게 아니라 못 나온 것"이라며 "자유당 때 이승만이 '나 안 한다'고 한다고 겁 없이 누가 대통령 나오겠다고 했겠나. 지금 그런 분위기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 꼬라지가 그렇다. 한 사람을 거의 황제를 모시고 있는 당"이라고 꼬집었다.

박지원 전남 해남·완도·진도 당선인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저는) 이재명 대표가 국민적 신임을 받아서 총선 승리를 했고, 윤석열 정권 지난 2년간 계속해서 압도적 차기 대통령 후보로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하면 당의 단결과 앞으로 개혁, 혁신을 위해서 이 대표가 하는 게 좋다 이렇게 얘기를 한 바 있다"면서 "당내에서 자동적으로 (이 대표 연임론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누가 (당대표 후보로) 나오지도 않았다. 그러기 때문에 저는 자연스럽게 이 대표의 연임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게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재명의 시간이기에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하는 건 옳다"면서도 "그렇지만 어느 정도 탕평인사를 해서 (1극 체제라는 비판을) 해소할 의무는 이 대표에게 있다"고 짚었다. 그는 '임명직 같은 경우 비주류나 비명계를 내정해야 하느냐'는 진행자의 말에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목표는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며 "그런 리더십을 보이는 게 이재명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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