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형태 변화무쌍…‘지붕개량’ 지금도 진행형

이문수 기자 2024. 5. 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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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은 집의 형태를 결정지을 뿐 아니라 거주자 삶의 질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농촌 주거 공간의 변화 역시 지붕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엔 양옥에 책을 엎어놓은 듯한 박공 형태의 지붕을 올린 농촌 주택이 늘어나는 추세다.

농촌 지붕의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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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농업 60년 변천사] 지붕의 진화
거주자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
볏짚→징크, 옥상→박공 환골
실용성에 심미적 가치도 중요
색깔 통일해서 관광자원 활용
전남 신안의 한 마을. 신안군은 마을별 특색에 맞게 지붕색을 통일해 관광자원으로서 가치를 높였다. 신안군

지붕은 집의 형태를 결정지을 뿐 아니라 거주자 삶의 질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농촌 주거 공간의 변화 역시 지붕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60년대 농촌에선 초가집을 흔히 볼 수 있었다. 나무로 틀을 세우고 흙으로 벽을 채운 뒤 볏짚을 엮은 지붕을 얹었다. 볏짚도 귀한 탓에 사정이 여의찮은 사람은 억새풀을 사용해야 했다. 두툼하게 지붕을 얹어도 ‘물 샐 틈’이 존재했다. 방 이곳저곳에 빗방울이 떨어지니 사는 꼴이 비루했다.

1970년대 본격적으로 추진한 새마을운동은 농촌 정주 공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지붕도 예외는 아니었다. 농촌가옥개량사업의 하나로 지붕에 볏짚 대신 석면이 들어간 슬레이트가 올라갔다. 왜 하필 석면이었을까. 썩거나 닳지도 않고, 전기가 통하지 않는 데다 값도 저렴하니 그야말로 마법의 건축재료였다. 하지만 지금은 농촌 곳곳에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석면 한가닥이 머리카락보다 얇아 공기 중에 흩날리는 것이 호흡기를 거쳐 폐를 망가뜨린다. 이런 위험성을 이유로 주거 공간에 사용되던 슬레이트는 함석이나 양철로 점차 바뀌게 됐다.

천편일률적이었던 지붕의 재료는 현대에 와서는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해졌다. 널리 쓰이는 아스팔트싱글 외에도 농촌에선 금속기와·적삼목기와·세라믹·점토기와·징크·세라믹기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붕의 형태도 변화무쌍했다.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중반까지 시옷(ㅅ) 형식의 박공지붕이 유행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 전후에는 주변 처마를 유지한 채 중간을 평평하게 만든 형태를 거쳐 지붕을 완전히 없앤 옥상이 생겨났다.

옥상의 장단점은 명확했다. 공간 활용도는 높아졌으나 지붕이 없어짐으로써 외부 기온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게 돼 집 내부가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웠다. 이런 이유로 최근엔 양옥에 책을 엎어놓은 듯한 박공 형태의 지붕을 올린 농촌 주택이 늘어나는 추세다.

지붕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기초지방자치단체도 생겨났다. 전남 신안군은 마을별 특성에 맞게 지붕색을 하나로 통일해 관광객의 발길을 유도한다. 지붕의 실용성만을 강조하는 시대는 가고 심미적인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대가 왔다. 농촌 지붕의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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