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억 하동 자연휴양림 흉물로 방치

이대완 2024. 5. 16.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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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장밋빛 청사진에 자치단체가 거액을 들여 만든 시설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는 경우 적지 않죠.

하동군이 150억 원 넘게 들인 한 자연 휴양림도 비슷한 경우인데요.

14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요?

이대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0년 문을 연 하동 구재봉 자연 휴양림입니다.

하동을 대표하는 녹차 밭과 현대식 놀이시설이 결합한 복합 휴양림 조성이 목표였습니다.

모두 152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산 정상 녹차 밭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이가 빠진 듯 안전난간 곳곳이 삭아 있습니다.

7km 등산로 나무데크 곳곳은 살짝 내딛어도 구멍이 뚫리기 일쑵니다.

많은 돈을 들여 만든 나무데크가 조금만 힘을 줘서 만져도 보시는 것처럼 부서지면서 주요 등산로 곳곳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수억 원 들여 조성한 녹차 밭, 잡초로 뒤덮여 어디가 풀밭인지 구분이 어렵습니다.

[하동군 관계자/음성변조 : "그동안 이제 풀만 길면 그냥 예산을 줘서 풀베기 작업만 잠깐잠깐…. (왜 (관리를) 안 했던 거예요?) 잘 아시잖아요. 선출직이 바뀌면 좀 그런 정책 방향이 약간 틀렸었어요."]

임도 옆 낙석 방지포는 대부분 삭아 속살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교체 시기를 놓친 그물 다리는 물론, 2016년 사고 이후, 안전성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된 집라인 역시 사실상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휴양림 관계자/음성변조 : "(집라인은) 재작년에 한 번 문제가 생겨서, 작년에 원천 중단했고 수리하라고 했는데 아직 100% 수리가 잘 안 되니까 그래서 운영 안 합니다."]

하동군도 문제를 알고 있지만, 8년 연속 운영 적자에 눈덩이처럼 커지는 보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이영민/하동군 산림과장 : "안전에 긴급하게 좀 위험한 시설은 우선 차단 조치를 현재 한 상태고, 그 부분은 용역을 통해서 일부 철거를 할 부분이고…."]

하동군은 결국, 주요 시설을 철거하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상황, 막대한 철거 비용까지 예산 낭비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변성준/영상편집:김진용

이대완 기자 (bigbow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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