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보다 더 오른 전력주…아직 주가 안 비싸다?[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4. 5. 1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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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시장]

전력 소비가 많은 AI(인공지능)가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미국에서 전력 수요 증가가 현실화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허브로 급성장하고 있는 미국 텍사스주와 중동부 지역의 전력 선물가격이 미래의 빠듯한 전력 공급 상황을 반영해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지난 12개월간 S&P500지수 내에서 주가 수익률이 가장 높은 5개 기업 중 3개가 전력회사였다며 향후 실적 전망과 주가 상승 여력을 분석했다.

지난 12개월간 S&P500지수 내 수익률 상위 5대 기업/그래픽=이지혜
전력회사, 높은 실적 성장 기대
미국 텍사스주와 중동부 지역에서 천연가스와 석탄,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는 전력회사 비스트라는 지난주 실적 발표 때 텍사스주 북부 지역의 2026년 24시간 전력 공급 선물가격이 지난해 11월 이후 13% 상승했다고 밝혔다.

비스트라는 전력 선물가격이 올랐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26년에는 조정 EBITDA(세금과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가 6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팩트셋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를 24%가량 웃도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연평균 복합성장률이 대략 13%가 될 것이란 의미다. 이는 2023년까지 3년간 비스트라의 연평균 복합성장률 3.8%에 비해 3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NRG 에너지는 지난주 최근 전력 선물가격의 상승세를 기준으로 할 때 텍사스주 발전 포트폴리오의 총이익이 연간 4억2000만달러로 올해 전망치 대비 2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최대의 원자력 발전회사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지난 9일 실적 발표 때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연방정부의 세금 공제 혜택으로 2028년까지 조정 영업이익이 기본적으로 연평균 10%가량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조셉 도미니크 콘스텔레이션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전력 공급에 대한 데이터센터 고객들의 관심이 "지난 20년 동안 본 적이 없는 수준으로 높다"고 말했다.

가용 전력에 대한 수요가 너무 많아 일부 기업들은 탄소 배출 에너지라도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비스트라는 한 잠재 고객이 천연가스 발전소에서 전력을 구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NRG는 한 데이터센터 고객이 향후 36개월 내에 기존 발전소에서 사용 전력을 3배 늘리고 싶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AI주에 필적하는 전력주 상승세
AI 성장에 따라 전력회사 주가도 AI주만큼 급등했다. WJS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S&P500 기업 중 주가 수익률이 가장 높은 5대 기업 중 3개 기업이 비스트라, 콘스텔레이션, NRG였다.

특히 비스트라는 지난 12개월 동안 주가 상승률이 273%로 엔비디아보다 51%포인트 더 높았다. 콘스텔레이션과 NRG는 같은 기간 동안 173%와 150%씩 급등했다. 지난 12개월 동안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기업은 AI 서버업체인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였다.

그렇다면 이들 3대 전력주는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현재 고평가된 것일까. 에버코어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1년에 주당순이익(EPS)이 연평균 10% 이상 증가하는 우량기업은 주가수익비율(PER)이 2026년 예상 EPS 기준으로 20배가 넘는다.

애널리스트들은 비스트라와 콘스텔레이션의 EPS가 지난해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33%와 21%씩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NRG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EPS가 연평균 7.6%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NRG는 지난해 손실을 냈다.)

비스트라는 2026년 EPS 전망치 기준 PER이 17배로 20배가 안 된다. 콘스텔레이션은 26배로 다소 높은 편이다. NRG는 연평균 EPS 성장률 전망치가 10%가 안돼 PER이 12배로 크게 낮다.

전력 수요·가격·규제에 달린 주가
이들 전력회사의 주가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는 얼마나 많은 전력 공급 계약을 얼마나 높은 가격에 맺느냐에 달려 있다. 원자력 발전회사인 탈렌 에너지가 올초 아마존과 맺은 전력 매매 계약은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청정하고 공급이 꾸준한 에너지가 얼마나 높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지 보여줬다.

에버코어는 콘스텔레이션의 원자력 발전소 가운데 25%가량이 탈렌 에너지가 아마존과 체결한 것과 비슷한 가격에 전력을 공급한다면 2026년 EPS가 현재 전망치보다 50%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콘스텔레이션은 원자력 발전 용량이 클 뿐만 아니라 많은 원자력 발전소에 2중 장치(자연 백업)를 갖추고 있어 데이터센터에 매력적인 전력 공급업체다.

미국 환경보호청이 지난달 발표한 탄소 배출 규제가 확정된다면 석탄 화력 발전은 비용이 많이 드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고 천연가스 발전소를 새로 지으려면 비용이 추가로 들게 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 경우 원자력 발전과 기존 천연가스 발전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더 올라가게 된다.

짐 버크 비스트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실적 발표 때 환경보호청의 이 같은 규제가 시행된다면 "더 많은 석탄 화력 발전소가 퇴출됨에 따라 기존 발전소는 연간 전체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동률을 더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월마트 실적 발표
한편, 15일 미국 증시는 지난 4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올들어 처음으로 예상치를 상회하지 않으면서 오는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나 상승했다. 이날 장 마감 후에는 네트워킹 장비회사인 시스코 시스템즈가 긍정적인 실적을 발표해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4.9% 올랐다.

16일에는 개장 전에 소매업체인 월마트가 실적을 발표한다. 최근 소비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월마트의 실적 가이던스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주 급증했던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지난주에 비해 줄었는지 주목된다.

오후 1시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연설이 예정된 가운데 지난 4월 CPI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장 마감 후에는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가 실적을 발표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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