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서 VAR 사라지나... 20구단 모여 ‘폐지 투표’ 한다

김영준 기자 2024. 5. 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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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브라이턴과 첼시의 EPL 경기 도중 전광판에 VAR(비디오 판독)로 페널티킥 여부를 확인 중이라는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득점 여부를 가르는 오프사이드, 페널티 박스 안에서 핸드볼 파울 등을 리플레이 화면을 통해 확인하고 판정에 반영하는 VAR(비디오 판독·Video Assistant Refree)은 요즘 축구에서 익숙한 광경이 됐다. 월드컵 같은 국제 대회뿐만 아니라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각 나라 리그에서도 대부분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고 리그 중 하나로 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VAR 제도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VAR이 있는데도 오심이 끊이지 않으며, 경기 흐름이 끊기고 시간이 늘어나 축구 재미가 반감된다는 것. 다음 달 초 20구단이 모이는 연례 총회에서 VAR 폐지 투표가 진행된다.

EPL은 2019년 VAR을 도입해 지금까지 5시즌을 치렀다. 82% 수준이던 판정 정확성이 96%로 올랐다고 한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VAR에 대한 논란이 연달아 터졌다. VAR을 하고도 잘못된 판정을 내리거나, 정작 VAR이 필요한 순간 실시하지 않아 여러 팀 반발을 샀다. 리버풀은 지난해 10월 토트넘전에서 루이스 디아스 득점이 VAR 끝에 오프사이드로 판정됐는데, 실제론 오프사이드가 아니었고 심판진 소통 실수로 골이 부당하게 취소됐다. 노팅엄 포리스트는 지난달 에버턴전에서 얻은 세 차례 페널티킥 기회에서 모두 반칙 판정을 얻지 못하고 VAR도 실시되지 않았는데, 그중 한 차례는 페널티킥이 주어져야 했던 상황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열린 울버햄프턴과 웨스트햄의 EPL 경기 도중 주심이 VAR(비디오 판독) 리플레이 화면을 보는 모습. /로이터 뉴스1

이번에 VAR 폐지를 주장하고 나선 구단은 황희찬 소속 팀 울버햄프턴이다. 울버햄프턴은 지난달 6일 웨스트햄과 리그 경기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추가 시간 넣은 동점골이 VAR 끝에 오프사이드로 판정돼 패배한 바 있다. 당시 게리 오닐 감독이 판정에 불만을 품고 심판실을 찾아가 위협 행동을 해 1경기 출장 정지 징계까지 받았다. 울버햄프턴은 성명을 통해 “VAR은 좋은 의도로 도입됐지만, 뜻하지 않은 수많은 부정적 결과를 낳았고 축구에 대한 팬들의 신뢰를 손상시키고 있다”며 “우리는 판정 정확성을 약간 향상시키는 대가로 축구 정신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울버햄프턴은 VAR의 부정적 효과로 경기 시간이 지나치게 늘어나는 점, 확실한 판정 실수를 바로잡겠다는 본래 취지를 넘어 경기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점, 경기 자체보다 VAR 판정이 이슈가 되는 점 등을 들었다.

VAR 폐지 투표는 다음 달 6일 진행된다. 20팀 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14팀 이상이 찬성하면 EPL에서 VAR은 다음 시즌부터 사라진다. 하지만 실제로 VAR이 폐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VAR을 확대하는 게 세계적 추세이고,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 등 VAR 개선책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EPL 사무국도 VAR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EPL 사무국은 “우리도 VAR에 대한 우려를 인식하고 있으며, 총회에 안건을 상정하는 건 구단의 권리”라며 “하지만 우리는 VAR 제도를 전적으로 지지한다. 문제점을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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